1kWh 당 1원 상승 시 100억 정도 비용 발생전기료 인상으로 수백억원 비용 증가 예상업계 "제품 가격에 인상분 반영 쉽지 않다"
  • ▲ 전기요금이 1kWh 당 8원이 오르면서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기요금이 1kWh 당 8원이 오르면서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철강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전기요금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전기요금을 kWh 당 8원 올렸다. 이에 따라 전기로 가동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대제철의 지난해 전력비용은 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올해 1월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요금이 1kWh 당 1원이 오르면 100억원 정도의 비용 상승 요인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827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이번 요금 상승으로 수백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 올해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전력비용으로 연간 4000억원 가량을 납부하고 있다. 제철소 내 부생가스 및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설비가 있어 80% 정도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금 인상 리스크를 다소 완화할 수는 있지만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주요 철강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올해 실적 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에 요금 인상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10월, 올해 1월 등 수 차례 가격 인상이 단행됐고, 하반기에도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4조6529억원으로 전년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제철은 1조4840억원, 동국제강은 5747억원으로 각각 8.2%, 22.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자동차, 건설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악재로 거론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 12일 임시 주주총회 직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질문에 “원가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제품 가격에 인상분을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철강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의 업황 부진, 내수에서 봉형강 마진 둔화 등으로 철강 업황을 우호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