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 1분기 매출 47.5% 감소한 53억원판매가 낮췄음에도 상품 재고량 두 배 ‘껑충’'곰표 밀맥주' 상표권 종료… 치열해지는 경쟁 부담
  • ▲ 세븐브로이의 숲속양조장 팝업스토어.ⓒ세븐브로이
    ▲ 세븐브로이의 숲속양조장 팝업스토어.ⓒ세븐브로이
    ‘곰표 밀맥주’의 흥행으로 단번에 수제맥주 상위 기업에 올라선 세븐브로이맥주(이하 세븐브로이)가 ‘엔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맥주 제품의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것.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치열해지는 맥주시장 경쟁에 세븐브로이의 불확실성도 커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1일 세븐브로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84.5% 감소한 4억5000만원에 그쳤다. 

    이런 부진한 성적표는 맥주 판매 부진에서 비롯됐다.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를 비롯한 ‘강서 마일드 에일’, ‘맥아, 더’ 등의 수제맥주를 생산, 판매해 왔는데 올해 들어 급격하게 시장이 악화됐다. 

    이 영향은 재고에서도 나타난다. 1분기 세븐브로이의 제품 재고는 15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8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깝게 늘어났다. 반면 세븐브로이 맥주의 1분기 평균 판매가는 박스당 4만6868원으로 전년의 4만8359원보다 감소했다. 단가를 낮추면서 경쟁했음에도 판매 부진으로 제품이 쌓여갔다는 이야기다.

    ‘엔데믹’에 따른 유흥시장의 회복으로 인해 가정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제맥주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지만 이같은 실적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인 제주맥주의 1분기 매출은 47억원을 기록했지만 감소 폭은 전년 동기 대비 26.0%에 그쳤다. 세븐브로이의 매출 하락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른 것이다.

    여기에는 세븐브로이를 오늘 날 수제맥주 톱 기업으로 올려놨던 ‘곰표 밀맥주’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빠르게 성장했던 수제맥주 시장도 엔데믹에 따른 위축과 사업자간 과열된 경쟁으로 빠르게 위축되는 중”이라며 “특히 이 과정에서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히트상품의 수명도 크게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세븐브로이는 지난 4월 출시한 하이볼 제품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을 비롯한 음료시장 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포부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특수한 상황으로 이전과 비교하면 수제맥주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며 “수제맥주 뿐만 아니라 하이볼이나 음료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매출 다각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런 분위기를 2분기에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변수는 지난 1분기를 끝으로 상표권이 종료된 ‘곰표 밀맥주’의 후속 제품인 ‘대표 밀맥주’다. 제품 패키지만 변경됐지만 이미 꺾인 ‘곰표 밀맥주’의 판매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기존 ‘곰표 밀맥주’ 상표권이 경쟁사인 제주맥주로 넘어갔다는 점도 부담요인.

    아울러 맥주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중이다. 하이트진로가 4년만의 신제품 맥주 ‘켈리’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었고 오비맥주 역시 자사의 맥주 ‘한맥’을 리뉴얼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가정용 시장에서도 롯데아사히주류가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가 흥행을 주도하면서 수제맥주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븐브로이의 숙원인 IPO가 성공할지도 관전포인트다. 세븐브로이는 지난 4월 자회사 세븐브로이맥주선운과 세븐브로이맥주청운을 흡수합병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바 있다. 세븐브로이는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 키움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달 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