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반도체 4조대 적자 이어 2Q 전사 적자 위기실적 악화 영향 이 회장 등기이사 복귀 여부 촉각"사법리스크 불구 실적 개선 통한 주주가치 증대 필요"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 글로벌 전략회의도 불참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데일리 DB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데일리 DB
    삼성전자가 15년 만에 분기 적자 위기에 놓이면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 제품의 수요 위축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전쟁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로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 회장의 '책임경영' 필요성이 대두되는 모습이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4조3100억원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불과했다.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반도체 사업에서만 1분기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6400억원에 머물렀다.

    문제는 2분기도 수요 약세 상황이 지속되면서 1분기보다 실적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26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적자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적자를 기록하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이후 15년 만에 첫 분기 영업손실을 내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3조4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실적 악화기에 책임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며, 아울러 올해로 종료되는 주주환원 정책의 후퇴 없는 연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아직 미등기 임원이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당초 이 회장이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등기 임원은 등기 임원과 달리 법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의사 결정을 직접 내리지 않는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처벌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삼성전자는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을 위해 이달 하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사법리스크가 일정부분 해소된 후에나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현재 이 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1심 선고도 일러야 올해 말이나 내년에 나올 전망인 만큼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시점도 그 이후에나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