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6~7월 2%대, 연말 3% 내외 전망"연준 추가인상 지켜봐야""한일 통화스와프는 관계 정상화 의미"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하반기 물가가 예상 경로서 크게 벗어나면 정책 변경이 필요하겠지만 아직 그런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 3.5%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점도표로 내년 금리 인하 계획을 밝힌 것과는 달리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총재는 19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상황 점검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호주와 캐나다는 물가 상승률, 근원물가 상승률이 5%가 넘어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상황으로 우리는 3%대"라고 밝혔다. 

    최근 캐나다와 호주 등이 기준금리 동결 이후, 물가가 오르자 다시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으나 이를 우리 경제에 적용하기에는 각국 간 물가 상승률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근원물가가 더 반등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근원물가는 2~3개월 경직적인 흐름을 보이고 그 뒤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 "연준이 두 차례 올린다고 점도표에서 밝힌 것은 새로운 이슈임은 사실"이라며 "다만 실제로 일어날 지 언제 일어날 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연준 금리에 (한은 금통위가)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50bp로 올린다면 어떤 메시지를 줄 지, 환율과 자본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 변수가 많다"면서 "그 사이 우리나라 경제 변수도 달라질 수 있어 2~3개월 지켜보며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미 연준이 이달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밝힌 데 대해서는 "연말이 돼서 2%대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다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 3%대도 확인해야 하기 떄문에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원/엔 환율이 이날 800원대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서도 "환율이 어느 수준이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말씀 안드리는 게 좋다"면서 "지난달 까지 한미 금리차와 환율 관계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환율 변동성은 연준에만 달린게 아니라, 엔화, 중국과의 관계, 반도체 등도 중요 결정 요인"이라고 했다. 

    전일 추경호 부총리가 한일 통화스와프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환율 안정 차원보단 한일 간의 국제 관계 정상화, 경제협력 차원에서 봐야한다"면서 "경제교류, 기업 투자 등의 관계가 회복됐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등 관리품목을 뺀 근원물가 상승률이 4.5%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달 3.3%까지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등의 기저효과에 따라 석유류 가격 하락이 반영됐다. 또 기상여건이 안정되며 식료품, 축산물 가격 등의 가격도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지난달 3.9%를 기록했다. 한은은 하반기 물가가 기저효과 영향으로 2%대까지 내려 앉았다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7~8월 이후 연말까지 3% 안팎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