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제 도입 후 베트남 노동자 13.7만명 韓 찾아… 1위 인력송출국교역 3위·무역흑자 1위국… 22일 무역상담회서 1.6억 달러 수출·상담 성과尹, '역대 최대' 경제사절단과 국빈 방문… 10여개 협정·MOU 체결 예정
  •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
·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중 무역상담회장을 찾아 참가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 ·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중 무역상담회장을 찾아 참가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우리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대한민국 1호 세일즈맨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어떤 투자·협력 '잭폿'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이다. 이번 방문은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아세안 국가와의 첫 양자 방문이다.

    이번 순방엔 총 205명의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함께했다. 

    경제부처 장관도 총출동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함께 나섰다.

    베트남은 우리 경제와 밀접한 국가다. 우리의 무역흑자 1위국이자, 교역·투자 규모가 3번째로 큰 나라다. 지난해 한-베트남 간 교역액은 876억 98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대(對)베트남 무역흑자 규모는 342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양국 관계는 수교 30주년이었던 지난해 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인력 수입에 있어서도 베트남은 1위를 차지한다. 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서를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외국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고용허가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래, 베트남은 가장 많은 인력을 송출한 국가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한국을 찾은 베트남 국적 노동자는 13만 7000명쯤이다. 현재 국내에는 3만 2000명의 베트남 인력이 우리 산업현장을 메꾸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번 순방에서 주로 기업의 진출과 연계 방안 모색, 기업인과의 박람회·포럼 등 '기업'을 중심으로 한 교류 활동이 마련됐다.
  •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노동부는 23일 열린 국빈 행사에서 베트남과 고용허가제 관련 양해각서(MOU)를 갱신했다. 양국은 먼저 재입국 특례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가 출국 후 재입국해 계속 일하고자 할 경우 1개월 만에 재입국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또한 공동실무협의체를 활성화하는 등의 내용도 새롭게 담았다. 총 16개 인력 송출국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베트남과의 경제·노동협력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 갱신이 이뤄졌다"며 "앞으로 이를 통한 협력이 더 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22일에는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주관한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에서 계약 추진 등의 성과가 나왔다. 박람회의 부대행사로 진행한 '무역상담회'에 중소기업·스타트업 등 100개 사와 베트남 바이어 200개 사가 참여한 가운데 이 자리에서 5600만 달러 규모의 계약 추진과 함께 1억 1000만 달러 상당의 성공적인 상담이 이뤄졌다.

    이날 박람회의 또 다른 부대행사인 'K-산업 쇼케이스'에서는 우리나라가 베트남에서 7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8800여 개의 우리 기업이 수출의 30%를 담당하고 있음을 베트남 국민에게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확인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관심을 비즈니스 성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남은 순방 기간에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공산당 서기장 등 최고 지도부와의 연쇄 회담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기간 양국은 10여 개의 협정과 MOU를 체결하며 상호 협력체계를 공고히 정비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가꿔나가는 데 있어 베트남은 한국의 핵심 협력국이다. 어느 국가보다 베트남과 끈끈한 연결고리를 가진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인들이 앞장서 도전해 달라. 여러분이 창출할 성과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