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시평순위 27→35→93위…시평액 1.1조 증발 회사 재무제표 점수화한 경영평가액…9629억→0원분양·공사·임대수익 모두 급감…손실 10년만 최대치 "이중근 회장 1인체제가 발목…세대교체 필요한 때"
  • ▲ 서울 중구 소재 부영 본사. ⓒ뉴데일리 DB
    ▲ 서울 중구 소재 부영 본사. ⓒ뉴데일리 DB
    아파트브랜드 '사랑으로'를 보유한 부영주택이 주택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고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주수입원인 주택부문 매출이 급락하면서 시공능력평가순위가 1년만에 35위에서 93위로 무려 58계단 떨어졌다. 평가기준이 되는 시공능력평가액도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최근 몇년간 시평순위가 들쭉날쭉 했다. 부영주택은 2010년대이후 민간임대주택시장을 빠르게 선점, 2015년부터 3년간 시평 12위를 유지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주택경기 악화로 2018년 14계단 떨어진 26위를 기록했고 2019년 다시 15위로 올라섰지만 2020년 또다시 수익감소로 41위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021년 27위 △2022년 35위에 머물던 부영주택은 올해 시평 93위를 기록, 58계단이나 미끄러지면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공능력평가액도 2021년 1조4222억원에서 1년만에 3163억원까지 4분의 1 토막났다.  

    올해 항목별 평가액은 △공사실적평가액 2234억원(2022년 3209억원) △경영평가액 0원(9629억원) △기술능력평가액 800억원(1177억원) △신인도평가액 129억원(207억원)으로 전년대비 모두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9629억원이던 경영평가액이 올해 '0원'으로 기록돼 순위하락의 직접적 원인이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영평가액은 회사 재무제표를 점수화한 것으로 이 항목이 '0원'으로 처리된 것은 그만큼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부영주택 분양수익은 전년대비 72.3% 줄어든 4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이후 최근 10년래 가장 적은 액수다. 같은기간 공사수익도 5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84억원 급감했다. 

    임대수익도 3년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2020년 842억원이던 임대수익은 △2021년 805억원 △2022년 768억원으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주수입원인 주택부문 매출이 큰폭으로 줄면서 영업손실도 1615억원으로 최근 10년래 최대치를 찍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분양경기 저하로 자체사업장 분양이 지연되고 분양전환 물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고 영업손실이 늘었다"며 "비우호적 외부환경으로 인해 분양전환 수요가 더욱 위축되는 양상인데다 대부분 지방에 위치한 자체분양 사업장, 미흡한 주택브랜드 인지도, 사업장 분양 및 착공 지연 등 요인이 겹쳐 부진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임대사업과 자체시행·시공이 많은 사업구조 특성상 외부 시장경기 영향을 크게 받아 시공능력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회사내부에서도 시평순위나 영업이익보다는 현금흐름을 더욱 중요시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선 그룹 후계구도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업주 이중근 회장의 부재가 리스크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영은 이중근 회장 '1인체제'가 공고한 기업으로 빠른 세대교체를 통한 신사업 및 해외진출 등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