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국채 상승… 한국 대출금리 연쇄 파급은행 주담대 4.12%~6.73%… 상단 7% 돌파 임박기준금리 동결 불구 변동성↑… 기업 자금조달 '비상'
  • 미국발(發)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대출금리가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동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4%대에 안착하는 듯 했으나 최근 시장금리 인상에 힘입어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보고 있다. 

    7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2~6.73%까지 올라섰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8일 모든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0.3%p씩 인하하며 고정금리 기준 최저금리가 연 3.76%까지 내려앉았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연 4%대로 올라섰다. 이날 기준 우대금리를 포함한 농협은행의 최저금리는 금융채 5년 변동 기준으로 연 4.13%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농협은행 카드, 급여이체, 자동이체, 비대면신청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 가운데 기준금리가 가장 낮은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12%로 금융채 5년 기준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6개월 단위 변동금리) 상품이다. 

    은행권에서 연 3%대 주담대 금리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곳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연3.78~6.04%)와 카카오뱅크(연 3.96~6.59%) 정도다. 이들 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을 두지 않아 관련 비용 부담이 적어 비교적  낮은 금리로 시장에 대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곧 연 3~4%대 주담대 금리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등의 여파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기도 했으나 시장은 오히려 정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주저앉히자 미국의 국가 채무에 대한 불안감이 미국 국채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3일 기준(현지시각)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 때 4.189%까지 치솟았는데 지난 석달 간 3%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왔던 것과는 달리 변동폭이 커졌다. 

    미국의 국채금리 오름세는 국내 채권금리 상승 → 은행 조달비용 증가 → 은행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된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대출 금리까지 올라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대외요인에 따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며 국내 대출금리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