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첫날 수집 데이터 6개 첫 공개… "삼중수소, IAEA 독립 분석"전문가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韓에 거의 영향 주지 않을 것""과학적 근거없는 괴담 경계해야"… 에너지정보문화재단 토론회
  • ▲ IAEA가 24일 운영을 개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데이터 실시간 웹페이지. 방류 단계별로 표시된 6가지 항목의 '녹색불'은 측정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는 표시다.ⓒ연합뉴스
    ▲ IAEA가 24일 운영을 개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데이터 실시간 웹페이지. 방류 단계별로 표시된 6가지 항목의 '녹색불'은 측정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는 표시다.ⓒ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를 해양으로 방류한 뒤 방류 단계별로 수집된 안전성 평가 자료를 처음 공개했다. IAEA는 6개 데이터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IAEA는 이날 웹페이지(https://www.iaea.org/topics/response/fukushima-daiichi-nuclear-accident/fukushima-daiichi-alps-treated-water-discharge/tepco-data)를 통해 오염수 방류 단계에서 수집된 6가지 안전성 평가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IAEA가 도쿄전력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는 △처리 오염수의 방사선량 △처리 오염수의 유량 △오염수 희석에 쓰일 바닷물의 방사선량 △희석용 해수의 시간당 유입량 △희석 후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 △수직축으로 분석한 희석수의 방사선량 등 6가지다. IAEA는 이를 오염수 처리·방류 절차를 보여주는 모형도와 함께 알기 쉽게 표시했다.

    가장 큰 관심은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다. 삼중수소는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도 걸러지지 않고 물에 남는다. 일본 정부는 바닷물 희석 과정을 거치면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낮아져 문제 될 게 없다는 견해다. 삼중수소 방류 기준치는 1ℓ당 1500베크렐(㏃) 미만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수 수질 지침상 삼중수소 농도의 기준치는 ℓ당 1만㏃이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IAEA가 공개한 희석 후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206㏃이다. 방류 기준의 13.7%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IAEA는 삼중수소 농도 데이터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현장사무소의 IAEA 전문가들이 독립적으로 현장 분석을 벌인 결과라고 밝혔다.

    오염수를 희석 시설까지 보내는 펌프에서 측정한 오염수의 방사선량은 5.4 CPS다. CPS는 초당 방사선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다. IAEA는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희석 시설까지 이동하는 오염수의 시간당 유량을 뜻하는 처리된 오염수 유량은 18.9㎥로 나왔다. 희석용 해수의 시간당 유입량은 1만5190㎥로 측정됐다. 희석용 바닷물의 방사선량은 8.3 CPS였다. 희석수의 수직축 방사선량은 4.9 CPS로 측정됐다. 모두 예상 못 한 수준이 아니라고 IAEA는 전했다.

    IAEA는 6가지 항목 모두에 정상 범위를 나타내는 녹색 불을 표시해 놨다. 비정상적인 수치가 탐지되면 빨간 불로 표시된다.
  •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24일 대구컨벤션센터(EXCO)에서 개최한 대구·경북지역 '방사선 바로알기 토론회'.ⓒ뉴시스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24일 대구컨벤션센터(EXCO)에서 개최한 대구·경북지역 '방사선 바로알기 토론회'.ⓒ뉴시스
    한편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근거 없는 '괴담'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이번 방류가 우리나라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며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과 누리소통망(SNS)을 중심으로 퍼지는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대구컨벤션센터(EXCO)에서 대구·경북지역 '방사선 바로알기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에게 방사선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이기복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을 좌장으로 김영목 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신정옥 대구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전 회장, 유병서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도청향 대구·경북 자유교육연합 공동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당시 방사능 방출량이 현재보다 1000배쯤 많았다. 이 중 80%는 후쿠시마 인근 해역에 방류됐지만, 현재 우리나라 바다에서 유의미한 방사능 농도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방류도 우리나라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과학적 근거 없는 잘못된 주장으로 수산업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오 세명기독병원 핵의학과 과장은 '방사선의 두 얼굴'이란 주제 발표에서 "우리는 햇빛 등을 통해 연간 2.4밀리시버트(mSv)의 자연방사선에 노출된다"며 "의료용 방사선에 0.6mSv, 산업용 방사선에 0.002mSv 노출된다. 원전 인근에 거주할 경우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의료용 방사선 노출량의 0.17%에 불과한) 0.001mSv가 안 된다"고 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영목 교수는 식품안전과 관련해 "과학의 결과를 일반 대중과 공유하고 이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여러 연구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국내 수산물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온라인·SNS를 통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경계하고 과학자들이 대중과의 소통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