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 신유열 동행中 대체하는 아시아 핵심 거점… 주요 사업 확대 교두보지난해 경제성장률 8.02%… 친한파 20~30대 인구 70%“국내 저성장, 해외 사업 불가피”… 인니 진출도 속도
  • ▲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그랜드 오픈을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그랜드 오픈을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롯데그룹의 중국을 대체하는 ‘아시아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와 함께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했다.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西湖) 이름을 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호텔·월드·컬처웍스 등 유통·관광·레저·건설 계열사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노이판 롯데월드몰’이라고 보면 된다. 

    6억 달러(한화 약 8000억원)가 투자돼 롯데그룹이 베트남서 진행한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롯데는 하노이뿐 아니라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신 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16년부터 부지 개발에 착수해 6억4300만달러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은 핵심사업”이라며 “하노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와 베트남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8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베트남까지 방문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쪼그라든 중국 시장을 대체하고자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 이후 지속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한국·일본에 이어 롯데의 ‘제3 거점국’으로 불리는 중요 지역이다. 그룹 미래 전략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 그룹 주요 계열사 19곳이 베트남 전국 각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 회장은 작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직후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신유열 상무가 동행, 베트남 정·재계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면서 현지 시장에 대한 롯데그룹의 투자 의지가 주목받았다. 

    롯데그룹은 지난 1998년 롯데리아 1호점을 개점하면서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그러나 보다 규모가 큰 시장인 중국을 발판으로 ‘그룹 연매출 100조’ 목표를 이룬다는 포부 아래 중국 사업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와중 중국정부는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를 계기로 2018년까지 현지에 진출해있던 한국기업에 대한 고강도 보복조치를 시행했고, 롯데그룹도 타격을 입고 중국에서 철수했다. 

    이후 신 회장은 베트남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잠재력에 주목했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증가세를 이어왔다. 2019년 7.15%였던 경제성장률은 2020년 2.94%, 2021년 2.59%로 주춤했지만 2022년 8.02%를 달성했다.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친한(親韓) 성향의 20~30대 청년층 비율이 전체 인구의 7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중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을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6.4%로 전망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5.3%, 5.9% 성장할 것이라 예상돼 베트남보다 낮을 것으로 점쳐졌다. 

    롯데그룹은 이번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을 통해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본격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은 그랜드 오픈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호찌민이나 자카르타 등 우리가 핵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는 앞으로 유통업을 비롯해 (석유화학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도 신 회장은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은 이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동남아 시장 확대 등을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기업들이 미중 무역 갈등을 계기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급망 압박을 강화하는 미국과 마찰을 줄이려 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인구 구성이 젊어 인재 수급이 용이하고 구매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롯데 주요 계열사들의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