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 0건…SH·GH 공급 단지도 포함LH 관리·감독 소홀 도마 위…'철근 누락' 단지 2곳 늘어 총 22곳
  • ▲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국토교통부가 민간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로 무량판 구조 자체 안전성이 입증됨에 따라 총 22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등 다른 공공기관이 공급한 아파트에서는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아 LH 책임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3일 국토부는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288개 단지 등 모두 427개 민간·공공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부실시공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시공 현장 139개 단지 가운데 착공 전인 37개 단지는 서류로만 검토를 진행하고, 나머지 102개 단지 경우 모두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조사결과 시공 현장 1곳에서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됐지만, 착공 전 선제적으로 설계 보완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전수조사에는 민간아파트 외에 SH와 GH가 공급한 무량판 구조 공공아파트도 포함됐다. 민간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이들 아파트에서는 부실시공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SH와 GH는 직접 관리 및 현장감독 권한이 있어 자체적으로 현장 검증을 진행했고, 해당 자료를 토대로 검증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결과 무량판 구조 자체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LH의 관리·감독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LH는 아파트 조성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재래식 공법을 채택했음에도 감독에 소홀해 부실시공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효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이날 국토부 기자단과 만나 "LH가 비용 절감을 위해 현장 시공이 복잡한 재래식 공법을 채택했던 부분도 부실시공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LH가 아파트 설계 및 시공을 관리·감독함에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아파트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리자를 선정하는 반면 LH는 자체적으로 감리를 선정하고 여기에 그동안 지적됐던 전관 문제 등도 결합하면서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이에 더해 LH 경우 설계와 시공이 굉장히 분절적인 단계로 이뤄지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부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LH 아파트 중 '의왕초평A3'과 '화성비봉A3' 등 2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LH를 향한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철근이 빠진 LH 발주 아파트 단지는 121개 단지 가운데 총 22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는 공사비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LH 사례와 민간을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며 "무량판 구조 자체는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는 검증된 공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