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총선 전략으로 '메가 서울'안 당론 추진키로행정구역 변경시 '인서울'로 엄청난 파급효과 전망일선 중개업소 "실현 가능성 작아 즉각 반응 없어""포퓰리즘 비판, 절차 등 현실성 낮다"는 지적도
  • ▲ 경기 김포시의 한 거리. 231101 ⓒ연합뉴스
    ▲ 경기 김포시의 한 거리. 231101 ⓒ연합뉴스
    "메가시티를 통해 행정구역에 편입돼 생활권역을 공유하게 되면 상권 활성화, 집값 상승에 어느 정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다만 단기간 내 실현은 어렵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행정체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바꿔야 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과제로 접근해야 해요."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

    여당이 수도권 총선 전략으로 경기 김포시 등 서울에 인접한 지역을 서울로 편입하는 '메가 서울'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에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행정구역 편입 현실화를 위해서는 주민투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시티 서울'이라는 개념은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언급에서 시작됐다.

    그는 "경기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될 수 있도록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가 나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내년 총선을 약 5개월 앞두고 전략적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당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김포뿐 아니라) 서울 경계에 있는 주변 도시 중 출퇴근과 통학을 서울과 직접 공유하는 곳들은 서울로 편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진행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더해 여당은 김포, 구리, 광명, 하남 등을 편입시키는 '메가시티 서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도시를 편입해 광역화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포시장을 비롯한 김포에서 공적 책임을 맡은 분들이 서울 편입 주장을 했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김포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지역민이나 지역의 요구가 있을 때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행정구역 변경 등 행정적 요인은 부동산 가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에 편입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교통과 교육, 행정시설 등의 인프라가 기존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행정구역이 바뀌는 이슈, 더군다나 경기에서 서울로 합류하는 만큼 부동산시장에는 엄청나게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며 "행정적인 지원이나 인프라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서울 편입이 현실화했을 때 미칠 유·무형적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 서울 생활권에 근접한 경기도내 도시. 231031 ⓒ연합뉴스
    ▲ 서울 생활권에 근접한 경기도내 도시. 231031 ⓒ연합뉴스
    다만 지금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김포시 고촌읍 H공인 대표는 "행정구역이 바뀐다는 것은 김포시 입장에서는 대단한 호재"라면서도 "소식이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문의가 늘었다거나 호가가 올랐다거나 하는 그런 시장 분위기는 아직 현장에서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생기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변화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B공인 대표는 "서울 편입과 관련해서 문의가 최근 한 두건 정도 들어오긴 했지만, 아직 매물을 거둬들인다거나 가격을 올린 매도인이 있진 않다"며 "현장에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리시 수택동 D공인 대표도 "아직 논의가 초기 단계고 일단 김포를 우선한다고 하니 차례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부동산업계 사람들도 선거철이니 또 시작이구나 하는 것뿐 실제로 매수문의가 더 있거나 집주인이 반응하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광명시 철산동 A공인 관계자 역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반응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편입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로 편입한다는 것은 이제 막 거론되는 상태다. 해당 지역의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주민투표와 지방의회 결정, 국회 상임위 등과 같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며 "집값이 오를 것이란 건 말 그대로 기대감뿐이라서 당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현실화 가능성이 클 때 부동산가격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번 이슈는 추진단계일 뿐 현실화 가능성이 아직은 높지 않다"며 "서울 편입 기대감 때문에 집을 매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경우에도 현실 가능성이 클 때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야당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같은 여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을 반대한다.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야 한다"며 당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김포시는 이달 서울 편입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도 조만간 머리를 맞대고 서울 편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정영록 기자 log1015@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