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늘린 2023년형 ID.4 가평 일대에서 시승성능과 편안함 추구, NVH·제동능력·승차감 강조탄력주행 우선, 적당한 회생제동 ‘편안함’ 추구
  • ▲ 폭스바겐 ID.4를 타고 가평 일대 약 80km를 시승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폭스바겐 ID.4를 타고 가평 일대 약 80km를 시승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폭스바겐 ID.4 만큼 시장에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델은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시상식 3관왕을 차지할 만큼 EV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일각에서는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합리적인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직접 타본 ID.4는 높은 수준의 주행 성능과 편안함을 발휘하며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지난달 26일 폭스바겐 ID.4를 타고 가평 일대 약 80km를 시승했다.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가 심한 산길 위주로 구성돼 전기차 특유의 토크와 순간 가속능력, 회생제동을 활용한 주행을 체험하기에 알맞았다. 
  • ▲ ID.4의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ID.4의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이미 상품성을 통한 경쟁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은 ID.4지만, 2023년형으로 바뀌며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총용량 82kWh 고전압 배터리의 용량 변화 없이 주행거리가 상승한 부분이 흥미롭다.

    최대 충전 시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405km에서 421km로 상승했다. 도심 기준 451km, 고속 기준 384km를 인증받으며 각각 이전 대비 25km, 5km씩 증가했다. 공인 전비도 4.7kWh에서 4.9kWh로 개선됐다.

    최적화된 회생제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주행거리와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2023년형 ID.4에는 새로 개발한 전자 기계식 브레이크가 장착됐다”며 “전자 브레이크가 주행저항을 최소화하고 마찰 브레이크 사용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 ▲ 평평한 2열 센터터널 공간이 돋보인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평평한 2열 센터터널 공간이 돋보인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시승을 시작하며 정차 상태서 출발 과정과 낮은 속도의 거동에서 차량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공차중량은 2142kg으로 속도가 오르면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저속에서 차의 무게가 강조됐다. 무게는 에너지 효율과 전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운전자에게도 코너링과 핸들링 등에서 심리적인 압박감을 준다.

    다만 프레임의 강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 하다. ID.4는 차의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이 크고 단단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주행하는 내내 차량이 주는 감각이 헐겁다거나 잡소리가 나는 부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V의 장점인 토크감을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주행능력이 강조된다. 회생제동이 걸릴때에도 다른 전기차 대비 뒤로 당기는 느낌이 상대적으로 덜하며, 점진적인 토크감과 가속감을 보여줬다. 다른 EV들과 다르게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회생제동이 우선 개입하기보다 탄력주행을 우선하도록 세팅돼있는 점도 편안함을 배가시킨다.

    무엇보다 좋은 핸들링 능력을 보여줬다. 시승 당일 비가 오는 노면 상태에도 차가 미끄러지는 법이 없고, 섬세한 조향 감각을 나타냈다. 스티어링은 묵직한 편이지만, 후륜 특유의 날카로운 조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 ▲ 시승을 마치고 전비는 6.0kWh가 나왔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시승을 마치고 전비는 6.0kWh가 나왔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ID.4는 뒷바퀴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디스크 방식이 아닌 드럼브레이크를 사용하며, 그로 인해 제동 능력에 의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주행에 있어서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을뿐더러, 전체적인 제동성능은 다른 전기차들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쏠리는 노즈 다운 현상도 적고, 고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안정적인 브레이킹이 가능했다.

    다만 페달 조작은 꽤나 많이 필요로 하는 편이다. 엑셀은 초반 응답성이 예민한 반면, 브레이크는 상대적으로 초반 제동력이 약한 편이어서 약간의 이질감이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일정수준 밟았을 때, 갑자기 강하게 제동력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편안한 주행을 위해 미세한 조절이 필요했다.

    너클암과 댐퍼 마운트 등 하체 세팅에 있어서 중요 포인트에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며 좋은 승차감을 보여줬다. 방지턱을 넘거나 험로에서 느껴지는 쇽업 소버의 범핑과 리바운딩 과정이 상당히 매끄럽게 진행됐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까지 더해 NVH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며, 특히 로드노이즈가 올라온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할 정도였다.

    내리막길에서 마치 엔진브레이크처럼 활용하기 좋은 변속기의 B 모드의 활용도도 매우 높다.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회생제동이 우선 개입해 브레이크 페달 조작을 최소화시켰다. 완만한 내리막에서는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아야 할 정도로 적당한 수준의 회생제동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현됐다.

    오토홀드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국산차 브랜드와 비슷한 느낌의 세팅이다. 적당히 엑셀을 밟았을 때 한 박자 쉬었다가 출발하는 형태다. 정차를 위해 감속할 때는 변속기 단수가 낮아지는 듯한 약간의 울컥거림도 느낄 수 있다.
  • ▲ 타이어는 미쉐린 또는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랜덤으로 장착된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타이어는 미쉐린 또는 한국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랜덤으로 장착된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꿨을 때 내연기관같은 엔진 회전수 변화나 예민한 가속페달 반응 등 극적인 효과는 느끼기 어렵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스포츠 모드 변경 시 가속페달 반응성이 높아지고 스티어링 감각이 좀 더 무거워지는 정도라고 전했다.

    81km 주행을 마친 후 전비는 6.0kWh가 나왔다. 내리막길에서 B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탄력주행을 충분히 활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ID.4는 전기차로서 특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동시에 전기차의 특성에 비중을 둔 모델들보다 차량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그건 내연기관과 비슷한 질감을 전달해서, 혹은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이 적다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차량의 전체적인 만듦새와 그로 인해 운전자에게 주는 안정감이 타 EV들보다 높다고 느껴졌다. SUV로서 공간감과 거주성 높은 2열, 회생제동으로 인한 멀미가 적은 ID.4는 운전자와 가족을 위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