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도매업계 "당분간 소주 도매가격 동결" 결의지난달 우윳값 인상한 서울우유, 생크림·연유가격 동결농식품부, 9일 28개 주요 먹거리 물가 전담자 지정
  • ▲ 하이트진로 '참이슬' ⓒ연합뉴스
    ▲ 하이트진로 '참이슬' ⓒ연합뉴스
    정부가 ‘MB(이명박)식 관제 물가’라는 지적에도 농식품, 가공식품 등 주요 28개 품목 전담자를 지정해 물가 밀착관리에 나서는 등 물가안정 총력전을 펼치면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던 식품·외식업계에서도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류도매업계는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하기로 했으며 유업계도 생크림과 연유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당분간 소주 도매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전국 16개 시·도 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이 참석한 결의대회에서는 기업의 자구노력과 더불어 인상요인을 흡수해 주류 도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중앙회는 이 같은 결정이 정부의 물가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류도매업계가 소주 출고가 동결을 결정한 것은 하이트진로의 주류 출고가 인상을 핑계 삼아 식당 등에서 주류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소주 '참이슬'의 출고가를 6.9% 인상했고, 테라와 켈리 등 맥주 출고가도 평균 6.8% 인상했다. 기존 참이슬의 공장 출고가가 11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인상 폭은 80원에 불과하지만 식당 등에서는 출고가 인상에 맞춰 소주나 맥주 가격을 병당 1000~2000원으로 올리기도 한다.

    지난 4월 맥주에 대한 주세가 인상됐을 때도 같은 논란이 있었다.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으로 식당에서는 1병당 4000~5000원에 팔리고 있는 소주와 맥주 가격이 6000원으로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소맥(소주+맥주) 1만2000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류도매업계는 소주 도매가격을 동결함으로써 식당 등의 주류가격 인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물가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물가 부담을 고려해 생크림과 연유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우유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당초 생크림, 휘핑크림, 연유 제품의 가격 인상을 고심해 왔으나, 소비자 물가 부담을 고려해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사안은 주요 먹거리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부담 최소화와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원유가격 인상으로 흰 우유가격을 올린 서울우유가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 요청에 생크림 등 유제품 가격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생크림 출고가격을 5~9% 인상했으며, 오비맥주도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일부터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농수산식품과 가공식품, 외식물가 품목에 대한 전담직원 지정 등 물가관리를 강화하면서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