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더블역세권 '더샵 강동 센트럴시티' 27가구 무순위 行고분양가에 발목…'보문 센트럴 아이파크' 등도 미계약 발생고금리·대출규제에 매수심리 꺾여…분양시장 전망 '안갯속'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청약불패'를 이어온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우수입지도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공급하는 '더샵 강동 센트럴시티'는 최근 미계약 27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을 했다.

    이 단지는 아파트 670가구와 오피스텔 324실, 오피스 221실이 함께 조성되는 주상복합으로, 수도권지하철 5·8호선 천호역 더블역세권 입지가 특징이다.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 포기가 잇따르면서 일반분양 물량 168가구 중 27가구(16.1%)가 무순위청약으로 나왔다.

    비싼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14억원대 초반으로,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등을 포함하면 15억원에 육박한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인근 단지 84㎡ 시세가 13억~14억원대에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주변 시세 대비 비싼 분양가가 당첨자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더블역세권에 강남권 입지임에도 미계약이 발생한 것은 그만큼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달 분양에 나선 서울 성북구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도 97가구 가운데 24가구(28%)가 무순위청약으로 나왔다.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과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높은 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했지만, 계약 포기가 속출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불어난 가운데 정부의 대출규제가 청약수요 둔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중단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시장 내 매수심리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5로, 지난주 89.8보다 0.3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3에서 87.6으로 떨어졌다. 7월24일 87.4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분양시장 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92.5로, 전월 100.0보다 7.5p 하락했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5개월 만이다.

    변서경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고금리 등으로 시장변동성이 높고 수요자들의 아파트 가격 민감도도 커져 분양시장은 어려운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며 "최근 인허가, 착공, 분양이 일제히 감소하고 있어 분양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