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호반써밋 개봉 계약포기 속출고분양가·애매한 입지에 발목…'줍줍' 무순위청약 돌입업계 "묻지마청약에 따른 일시 현상일 뿐 물량소진 예상"'서울 불패론' 여전…고금리·대출요건 강화 변수될수도
  • ▲ 서울의 한 재개발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서울의 한 재개발 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주택분양시장이 때아닌 '미계약 공포'로 혼란에 빠졌다. 무난히 '완판'될 것으로 예상했던 단지들도 당첨자들이 잇달아 계약을 포기하면서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와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 두단지에서 미계약물량이 발생했다. 입지대비 '높은 분양가'와 '고금리'가 발목을 잡았다.

    상도11구역을 재개발하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순위 청약당시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려 평균 14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정당계약에서 미계약이 대거 발생했다. 주변 시세대비 1억~2억원 비싼 분양가가 계약을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단지 평균 분양가는 3.3㎡당 3963만원으로 전용면적 59㎡ 공급가격이 9억3000만~10억3000만원, 84㎡가 12억2000만~13억9000만원대 책정됐다.

    이와함께 빠듯한 대금납부 일정도 미계약 원인으로 지목됐다. 단지는 후분양아파트로 계약후 6개월안에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마련해야 한다.

    이외 단지와 가장 가까운 수도권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도보 10분거리고 언덕위에 위치한 점 등도 계약포기에 영향을 미쳤다.  

    개봉5구역을 재개발하는 '호반써밋 개봉'은 1순위 청약에서 190가구 모집에 2776명이 몰리며 평균 25.2대 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이뤄진 정당계약에서 72가구(38%)가 계약을 포기했다. 

    호반써밋 개봉 또한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이단지 전용 84㎡ 최고분양가는 9억9960만원으로 발코니확장까지 포함하면 10억원을 훌쩍 넘지만 단지 바로옆 '개봉 푸르지오' 같은면적이 최근 8억4000만원에 거래돼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청약불패' 서울에서조차 미계약물량이 속출하자 예비수요자들 사이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칫 이자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현상에 그칠 것"이란 입장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단지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외곽지역에 위치하거나 언덕이면서 지하철역이 도보 10분이상 소요되는 입지 특수성 때문에 미계약이 발생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가 더 비싸질 것이라는 조급함에 '묻지마 청약'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추후 무순위청약에서 이상 없이 물량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대구 등 다른지역과 달리 서울은 여전히 청약 대기수요가 많아 할인분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 감은 있지만 여전히 서울 청약쏠림 현상이 지속중인 만큼 남은 하반기에도 서울 청약경쟁률은 높게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 ▲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분양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박정환 기자
    '묻지마 청약'으로 인한 허수가 늘어나 분양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서울전역이 포함된 과밀억제권역은 1년간 전매가 제한되는데 후분양단지인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경우 당장 3월에 입주해야 하므로 전매가 불가능하다"며 "이런 부분을 간과하고 청약을 넣었다가 뒤늦게 계약을 포기한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약시장내 허수가 많은 현상황에선 단기간 완판보다는 긴 호흡의 분양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고금리와 대출요건 강화 등으로 분양시장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전월대비 6.4포인트 낮은 83.8로 집계됐다. 서울은 2.4포인트 하락한 100을 기록했다. 해당지수가 100이상이면 사업자 분양전망이 긍정적, 이하이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변서경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둔화 전망,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한 특례보금자리론 판매중단 등이 향후 아파트 분양시장 위축을 야기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동결과 지난달 발표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