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승진 2021년 3명, 2022년 7명, 올 '2명' 그쳐'사법리스크-경영 불확실성' 속 안정 및 경영 효율화 도모'AI 시대' 맞아 반도체 사업 연속성 및 미래사업 발굴 인사 반영
  •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이에 따라 승진자 폭도 최소화하며 경영 효율화를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올해 사장 승진자는 용석우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부사장)과 DX부문 경영지원실 김원경 Global Public Affairs 팀장(부사장)이다. 

    용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지난해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글로벌마케팅실 등을 거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를 발표했으며 지난 2021년에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였다. 

    삼성전자의 사장 승진자 폭이 줄어든데는 글로벌 경기 악화 속 실적 부진이 이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3분기 들어 회복에 나서면서 2조 4000억 원대 이익을 냈지만 연간 기준으로 5조~6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는 반도체(DS)사업이 가장 타격이 컸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올 상반기 메모리 1등 삼성전자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다행히 지난 3분기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DX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부회장과 반도체(DS) 부문장 경계현 사장의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인사를 통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이들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으로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며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한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 임기는 2026년까지다.

    한 부회장은 용 사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게되면서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 리스크, 시장의 침체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이 짙어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검찰은 지난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혹을 다루는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재판 선고는 내년 1월 26일 나올 예정으로 두 달 동안 사법리스크가 지속될 예정이다. 때문에 안정적인 인사로 조직을 추스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인공지능) 시대 등장으로 내부적으로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고사양 등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업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다만 미래사업 발굴에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급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며 먹거리 사업 발굴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수장은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이 맡는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미래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 등 지속성장가능한 기반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사장 이하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