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회장, 친환경 에너지 부문 사업협력 주도사우디·미국·유럽 수주 잇따르며 수주잔고 5兆 돌파청주에 배전기기 신공장 건설…내년 3兆 매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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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의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정기선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신규수주 증가에 대응해 신공장을 건설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해 간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최근 방한한 사우디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사우디 산업개발기금(SIDF) CEO인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 등에게 울산 본사의 HD현대중공업 선박 건조현장과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팩토리 사업장을 안내하며 HD현대의 사업경쟁력을 소개했다.

    이번 만남은 정 부회장이 지난 10월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해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에게 방한을 요청하고, 장관이 수용하며 성사됐다. HD현대와 사우디가 추진 중인 합작조선소, 엔진합작사 등 폭넓은 협력 관계로 형성된 신뢰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그룹의 ‘사우디 비전 2030’ 관련 협력사업 중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서 협업해 성과를 낼 전망이다. 올 들어 사우디로부터 5월 태양광 발전소용 변압기(878억원), 9월 전력기기(678억원), 10월 고압차단기·변압기(670억원), 11월 고압차단기·리액터(822억원), 11월 변압기 등 전력기기(943억원) 등 공급 계약을 따내며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일감도 네옴시티 건설 등 ‘사우디 비전 2030’과 밀접하게 연관됐다. 정 부회장이 사우디와 인연이 깊고, 네옴시티가 친환경 인프라를 기반으로 계획된 도시인 만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부문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사업 기회가 열려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일렉트릭은 늘어나는 일감에 대응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중저압차단기 공장 건설에 117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신공장은 충북 청주시 소재의 청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 내 총면적 8만5420㎡ 부지에 들어선다. 내년 4월 착공해 오는 2025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신공장은 고도의 자동화 설비 등을 도입한 스마트 공장으로, 생산능력은 2030년 기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약 1300만대로 증가하게 된다. 이번 신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신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에 빠르게 대응하고, 신규 배전기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성장세에도 갈수록 탄력이 붙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수주잔고는 9월 말 기준 5조1571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2021년 1조4482억원, 2022년 3조5269억원에서 올 상반기 4조8399억원으로 급증했고 하반기 들어서 5조원을 돌파했다. 사우디를 비롯해 미국, 유럽의 신재생 발전 투자가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며 일감을 두둑이 확보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도 고속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 4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7996억원, 영업이익 8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1%, 73.2% 증가가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매출은 지난해 첫 2조 돌파에 이어 올해 2조705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고, 내년에는 3조2000억원으로 3조 매출 시대를 열 전망이다.

    안정적인 이익창출 구조를 기반으로 배당도 계속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순익의 흑자전환에 힘입어 18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독립 출범한 2017년 이후 처음 시행된 현금배당이다. 올해도 최근 주주명부 폐쇄를 공시, 현금배당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