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한화그룹, 육·해·공 통합방산업체 등극… 패키지 딜 기대LIG넥스원, '선택과 집중'… 전략 국가 9곳 선정KAI, 중동 등 수출 공략… 미국 시장 진출 도전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전세계 방산업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2024년 글로벌 방산시장의 변화에 맞춰 보다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시장 진출 전략으로 방산 수출 200억달러 목표 달성에 나섰다. 이를 위해 민관 협력과 시장 다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우주·방산 계열사를 거느리며 2년간 수주 잔량을 6배 이상 늘려 세계 주요 방산업체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과 2023년 폴란드에 대규모 수출한 K9 자주포 잭팟에 이어 수출국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현재  K9 자주포는 9개국이 도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앞으로 10개국 이상이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현재 동유럽의 루마니아으로의 K9 수출도 임박한 상황이다. 54문의 자주포를 신규 도입하는 루마니아 사업에 K9은 유력한 후보 기종으로 꼽힌다. 업계는 2024년 상반기에 루마니아 자주포 최종사업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에어로가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방산업체로 거듭나며 각국에 패키지 딜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11월 이집트 방산전시회 EDEX에 K9 자주포 패키지를 참가시켰듯 중동국가를 향한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이다. 레드백 장갑차와 지대지 유도탄인 천검, 천무 다련장로켓,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한화페이저의 전자식 위성통신안테나 등 육해공 분야의 솔루션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K-21 장갑차는 라트비아의 구형 장갑차 교체에 도전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영국산 구형 궤도형 장갑차 'CVR-T' 123대를 교체하기 위해 보병전투차량 획득 사업을 추진 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너럴다이내믹스유럽랜드시스템스(GDELS)의 아스코드(ASCOD) 장갑차, 튀르키예 오토카르(Otokar)의 툴파(Tulpar) 장갑차와 함께 시험평가를 치렀다.

    한화시스템은 2024년에도 연간 계획된 방산 사업 수주와 ICT부문 대외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필리핀, 캐나다 등으로의 잠수함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세계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장보고 Ⅲ 배치-Ⅱ 잠수함은 높은 국산화율로 안정적인 국내 기자재 공급망이 구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언제든 각 국가별로 요구되는 현지형 잠수함을 설계, 공급할 수 있는 한화오션만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한화오션만의 초격차 방산 역량으로 K-방산 수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 ▲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LIG넥스원
    ▲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LIG넥스원
    LIG넥스원은 수출국의 수요와 환경에 맞춰 다양한 첨단 제품군을 선보이며 전략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국방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신흥경제발전국가 9개 시장을 선정해 공략한다. 전략 국가로는 중동 UAE,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남아메리카는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이 대상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전시회 'IDEX 2023'에 참가해 '현궁' 발사대가 무인 차량에 탑재된 형태의 무기체계(모형)를 처음 공개했다. 오는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제방산전시회 'WDS 2024'에 참가해 중동 지역을 적극 공략한다.

    특히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II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품목으로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천궁-II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유도무기다. 한화에서 발사대, 레이더 체계 등을 공급받아 LIG넥스원이 최종 완성한다.
  • ▲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LIG넥스원
    KAI는 올해 수출지역 다변화와 동시에 미국 시장 진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동지역 등 다수 국가에 기술제안서, 공동생산 제안서 등을 제출한 상태다. 

    특히 이집트 공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에 FA-50으로 도전하고 있다. 우선 논의되는 물량은 36대이며, 향후 추가 주문 가능성도 있다. KAI는 이집트 수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노력해 왔고 현재 협상이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고등훈련기 및 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의 경우 2026년 사업자 선정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내년에는 사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협업해 도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하고,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둔 상태다. 지난해는 무기체계 기술이전 및 금융지원 문제 등 때문에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됐으나 올해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2024년에도 다양한 국내외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K-방산 위상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각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필수"라고 전했다.
  • ▲ KAI 강구영 사장이 KAI 부스를 방문한 태국 국방장관 Sutin Klungsang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 Klungsang 태국 국방장관, 네번째 KAI 강구영 사장) ⓒ KAI
    ▲ KAI 강구영 사장이 KAI 부스를 방문한 태국 국방장관 Sutin Klungsang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 Klungsang 태국 국방장관, 네번째 KAI 강구영 사장) ⓒ K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