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에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매각SK매직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 동력 구축 차원”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사업 추가 매각 가능성도
  • ▲ SK매직 본사 삼일빌딩 전경.ⓒSK매직
    ▲ SK매직 본사 삼일빌딩 전경.ⓒSK매직
    SK매직이 김완성 대표 체제 아래 희망퇴직과 일부 사업부문매각 등 강도 높은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사업 집중과 재무 안정화를 위해 추가적인 사업 부문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최근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총 3개 품목의 영업을 경동나비엔에 양도하는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 (Binding MOU)’를 체결하고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

    예상 매매대금은 400억원이다. 곧바로 실사가 이뤄진 후 양사는 2월중으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력 이전에 대한 의무가 없는 만큼 단순 영업권만 양도한다.

    SK매직의 이번 3개 사업부문 매각 결정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주력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기술을 접목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게 회사 측 구상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기존 주력 제품의 품질, 디자인 및 고객서비스 혁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AI·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의 기틀을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면서 “모회사인 SK네트웍스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글로벌 선도기술 보유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SK매직은 렌탈사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부채와 차입금으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2018년 말까지만 해도 216.6%였던 SK매직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말 244.7%로 늘었고, 같은기간 순차입금도 2274억원에서 725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도 39.9%에서 56.3%로 확대됐다. 업계 1위이자 경쟁사인 코웨이의 작년 3분기 말 부채비율 81.9%, 차입금의존도 28.7%와 비교하면 확실히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의 3개 품목을 포함한 가전사업의 적자폭이 지속확대돼왔다. 2018년 3685억원이었던 렌탈부문 매출은 2022년 말 833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지만, 같은기간 가전부문 매출은 2906억원에서 2437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2018년 320억원이었던 렌탈부문(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말 954억원으로 3배 가량 확대됐다. 반면 가전부문 영업이익은 2018년 150억원에서 점차 줄어 2021년 –73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2022년 –237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전반적인 가전수요 성숙기 진입에 따라 성장성이 둔화된 데다 대형 가전업체들의 품목 다변화 전략에 따른 주방가전 시장 진출로 경쟁강도가 높아진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동시에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별도기준으로 2017년 절반 수준에 달하던 가전사업 매출비중은 2022년 기준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판매량 축소에 따른 고정비부담 확대, 신규제품 출시에 수반된 광고선전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해 2021년부터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 이익창출력 개선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별도기준 가전부문 영업이익률을 보면 2021년 -3%, 2022년 -9%, 작년 3분기 –9%로 하락폭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매각되는 3개 사업규모가 크지 않아 재무적 영향이 크지 않은 점, 높은 주방가전 사업 원가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점, 렌탈 중심으로의 사업역량 집중을 통한 효율성 제고 가능성 등을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장 400억원의 현금유동성이 확보될 예정인 점도 호재다. 

    업계에서는 SK매직의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작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7월 김완성 신임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작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렌탈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고, 이어 신세계까사 가구와 필립스생활가전 커피머신의 렌털 판매 사업까지 접었다. 또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혀왔던 해외 사업에서도 베트남 법인을 철수했다. 최근에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사업부문 매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식기세척기나 전자레인지 등 주방가전사업 잔여 품목과 음식물처리기, 안마의자 등 품목이 거론된다. 

    김정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SK매직의 금번 3개 품목 매각 추진 결정은 렌탈사업 중심으로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비주력 사업부문의 매각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동 연장선 상에서 차후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 주방가전사업부의 잔여 품목에 대한 매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