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채권단 전방위 압박에 백기지주사 지분담보도 내놓을 듯블루원·에코비트 등 4대 자구안도 이행 약속당국 "일부 진전… 채권단 설득 여지 생겨"
  • ▲ 지난 3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설명회ⓒ자료사진
    ▲ 지난 3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설명회ⓒ자료사진
    미지급됐던 태영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에 숨통의 트이면서 워크아웃이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열게 됐다.

    향후 채권단 설득 여부가 관건인데 양측 간극을 얼마나 메꿔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에 지원키로 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채권단이 미이행했다고 판단한 89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고 8일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티와이홀딩스 지분 1133억원, 윤석민 회장 지분 416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겠다는 약속이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는 자구안에 포함된 ▲블루원 담보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을 통해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나머지 자구계획에 대해서도 성실 이행을 약속했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나머지 3가지 자구계획도 빠른 시일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조속히 실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에 두차례에 걸쳐 659억원을 지원한 뒤 매각대금 전체를 유동성 해결에 썼다고 밝혔다가 채권단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지주사 채무 해결에 자금을 투입해놓고 태영건설을 위해 썼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었다.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자구안을 이행한 만큼 정부당국은 추가 자구안을 들여다 볼 여지가 생겼다. 워크아웃을 앞두고 채권자와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반발에 강했던 만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향방은 중요한 분수령으로 지목됐다.

    정부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태영 측이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가지 자구 계획에 대해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으며 실제 지원으로 이어진 만큼 채권단은 이를 기초로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주요 금융지주 담당자들을 소집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제1차 채권단 협의회를 앞두고 납득가능한 추가 자구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추가 자구안에는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그룹은 그동안 지주사 지분은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꾸준한 압박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국이 그룹 오너의 대승적인 양보와 사재 출연을 물러설 수 없는 요건으로 내건 것으로 안다"며 "당국 의지가 관철된다면 채권단도 더이상 반대입장을 고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