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 지분 27%, 그간 공개적인 논의선상서 제외강석훈 산은 회장 "채권단 신뢰 상실 첫번째 사례"이복현 금감원장 "자구책은 남의 뼈를 깎는 행위"지주사 TY홀딩스 "매각대금 모두 이행…호도 유감"
  • ▲ 태영건설. ⓒ태영건설
    ▲ 태영건설. ⓒ태영건설
    태영건설 채권단이 태영그룹 물류 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중 사주일가 막내딸 지분 500억여원을 태영건설에 전달하라고 압박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막내딸인 윤재연씨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으로 받은 513억원(세후)을 태영건설에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이 금액은 그간 공개적인 논의선상에서 제외돼 왔다. 알려진 바로는 윤재연씨가 갖고 있던 매각 전 태영인더스트리 지분은 27%가량이다.

    산업은행의 이같은 요구는 앞서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과 관련된 약속을 어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태영그룹은 매각대금중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과 지주사 TY홀딩스 몫인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제 약 400억원만 제공해 약속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를두고 강석훈 산은 회장은 전날 "채권단과 태영쪽의 신뢰가 상실된 첫번째 케이스"라며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영그룹 사주일가 개인이 들고 있는 매각대금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매각 자금과 관련해 오너 일가의 급한 일에 소진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당초 약속한 1549억원중 실제 태영건설에 지원한 400억원도 회사가 받은 매각자금만 들어가 있고 대주주 일가 자금은 파킹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전날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태영건설은 자구계획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 △에코비트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일부를 지원하지 않아 약속을 어겼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며 질타했다.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매각에 대해서는 "대주주 일가가 필요한 급한 채무변제에 매각 자금을 먼저 쓰고 남는 돈을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렇게 되면 실제 현금성 자산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에코비트 매각과 관련해서는 "이 회사는 상당히 건실한 기업이지만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기타 대주주가 있고 단기간내 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자산 건전성과 별개로 현실성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이 없다는 채권단의 의구심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반면 TY홀딩스 측은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을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TY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에 약속한 자구계획 가운데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중 잔액 259억원이 어제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며 "이를 호도하는 주장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TY홀딩스에 따르면 매각대금 1549억원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됐다.

    이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중 리테일 채권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259억원이 전날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마저 들어간 것이다.

    매각대금 1549억원중 1133억원은 TY홀딩스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 공제후 금액이다. 나머지 416억원은 윤석민 회장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를 공제한 금액이다.

    아울러 TY홀딩스는 484억원 규모 사주일가 사재출연 내역도 공개했다.

    TY홀딩스 측은 "윤석민 회장은 본인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대금 416억원을 전액 태영건설에 지원했다"며 "이와 별개로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에도 30억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회장 부친으로 태영그룹 경영에 복귀한 윤세영 창업회장도 태영건설과 자회사 채권 매입에 38억원을 투입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