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의존도 낮추겠다"경쟁적 투자 시동… 공급망 지각변동 불가피한국 622조 초대형 지원안으로 대응
  • ▲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삼성전자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생산 거점'을 자국에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프라그마틱 반도체는 지난해 말 1억8200만파운드(약 3050억원) 투자해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나섰다. 영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인재 양성 등에 최대 10억 파운드(약 1조6100억원)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했다. EU 반도체법은 대규모 기술 역량 구축, 투자유치를 통한 공급 및 탄력성 확보, 공급 부족 예측 및 위기 대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EU의회는 "반도체 분야에서 EU의 공급 안전과 탄력성, 기술 주권을 향상시켜 반도체 분야에서 EU의 공급 안전성과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이른바 칩스법(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마련하면서 자국 내 반도체 및 전기차·배터리 생산시설 유치에 나섰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에 책정한 예산은 520억 달러, 한화로 약 75조5000억원 규모다.

    최근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1억6200만달러(약 2125억원)의 지원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지원한 회사는 두 곳, 집행한 지원금은 총 26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는 이날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6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조성 중인 시스템·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총 500조원, SK하이닉스는 122조원을 투자한다. 총 면적만 여의도의 7배인 2100만㎡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이면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혁재 대한전자공학회장은 "유럽 반도체 기술 수준이 아직 한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유럽연합이 직접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나선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