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서 美·후티 반군 연쇄 무력 충돌수에즈 운하 항로 차질… 희망봉 우회에 물류 피해 ↑국내 위스키 업체 상황 예의 주시… "사태 길어지면 영향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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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민간·군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병입해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위스키 업체들의 항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공급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월 16일 미국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미군이 후티 반군의 대함 탄도미사일 4기를 타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현재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지를 선언하고 지난해 11월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에 미군은 지난 11일 영국과 함께 후티 반군의 근거지 약 30곳에 미사일을 투하한 데 이어 14일에도 후티 반군의 순항 미사일을 격추시킨 바 있다.

    홍해 지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물류업체들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물동량의 12%, 컨테이너 물동량의 32%가 통과하는 주요 길목인 만큼 물류 피해가 불가피하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선택할 경우 9000㎞ 이상 거리가 늘어나며, 기간 역시 10일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2021년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운행이 막혔을 당시 불과 6일만에 해상 운임이 16% 급증한 바 있다.

    주로 유럽에서 병입을 마치고 국내로 들여오는 위스키의 경우 이번 물류 대란에 피해를 받고 있다. 제품 공급 자체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물류 지체가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현재 국제 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

    앞서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으로 인해 발생했던 글로벌 물류대란 당시에도 ‘봄베이’를 비롯해 ‘글란그렌트’, ‘기네스 드래프트’ 등 주류 제품들의 공급 불안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직접적인 수입 위스키 성장을 둔화시키기도 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1만5662톤이었던 위스키 수입 규모는 2022년 2만7038톤으로 72% 늘었지만, 글로벌 물류 대란과 회복단계가 이어졌던 지난해에는 3만586톤으로 1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위스키 업계에서는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세가 급변하다보니 상황을 확정지어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선 국내 재고가 충분히 있어 당분간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위스키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 주류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