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정용 소주 시장 위축… 롯데칠성 외에는 모두 ‘울상’무학, 금복주, 대선주조 등 지방소주 매출 감소 두드러져3년만에 매출 2000억, 1000억원 선 모두 무너져
  • ▲ 편의점 소주 매대.ⓒBGF리테일
    ▲ 편의점 소주 매대.ⓒBGF리테일
    불황에 소주가 잘 팔린다는 것도 옛말이 되고 있다. 소주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지방 향토 소주 업체들이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고한 수도권과 달리 지방 소주사의 인구의 감소 속에서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 소수시장 규모는 2조3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39% 감소했다. ‘엔데믹’으로 소주 시장이 반등한지 1년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작년 시장의 위축 과정에서 업계간 희비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은 소주 ‘처음처럼’과 ‘새로’의 흥행으로 작년 소매 소주 매출 42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17% 신장했다. 소주 매출이 전년대비 성장한 것은 롯데칠성이 유일하다.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마저도 지난해 소매 소주 매출은 1조4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9%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더 큰 위기를 맞이한 것은 지방 소주사다. 무학은 소매 소주 매출 1878억원으로 전년 대비 9.47% 감소했고 금복주, 대선주조는 소매 소주 매출 959억원, 7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21%, 11.98% 줄었다. 모두 시장의 감소 이상으로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이런 추세는 수년째 가속 중이다. 지난 2020년 무학의 매출이 2100억원을, 금복주와 대선주조 매출이 각각 1200억, 1000억원을 넘겼던 것이 3년만에 매출 2000억, 1000억원 선 마저 무너진 것이다. 

    이런 추세는 최근 트렌드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가정에서 가벼운 맥주나 독한 위스키 등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소주의 수요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며 “특히 대형마트, 편의점 중심으로 상위 업체들의 강점이 두드러지면서 지방소주의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페트 소주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지방 소주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편의점에서 페트 소주 매출이 처음으로 병 소주 매출을 앞지르면서 소주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 페트 소주에 주력하는 곳도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 대형사들이다. 

    그렇다고 지방 소주사가 소매점 매출의 감소를 유흥시장을 통해 만회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대형 소주업계의 지방 영업 강화가 이어지면서 텃밭이었던 유흥시장의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중이다.

    지방 소주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대형 소주사가 지방 유흥시장을 공략하면서 수년간 지방 소주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신제품도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