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바이오 등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 추진 선언롯데그룹, 화학군 매출이 유통군 앞질러… 무게추 이동신동빈 회장 "전문 인재 적극적으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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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 매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신 회장이 위기속 성장을 위해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 상장 등 주식 상장과 편의점과 타사 주류 사업 매수 등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동안 크고 작은 회사 60곳 정도를 매수했지만 지금은 매수뿐만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면서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은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업 성과에 따라 부진한 사업을 포기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외식 브랜드 TGIF와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에 이어 일본 롯데리아를 매각한 바 있다.

    신 회장은 또 “4개 신성장 영역을 정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 전지 소재 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으로 계속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비중을 점차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 전체 매출에서 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처음으로 유통 부문을 앞지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의 33.8%(28조6594억원)을 기록하며 유통군(25.5%, 21조6606억원)을 앞질렀다.

    화학 부문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매출 7조원을 목표로 삼았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글로벌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미국 CES에서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사업 환경의 차이에 관한 견해도 밝혔다.

    신 회장은 “일본과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의 큰 차이는 인재의 유동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바이오 테크놀로지를 하겠다’고 말해도 타사에서 에이스급 인재를 끌어오기가 매우 어렵지만 한국에서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일본적 경영을 하고 있어 외부 인재가 적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인재로 해야 한다고 판단해 전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2016년 당시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롯데 보복과 경영 방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중국에 백화점과 슈퍼마켓, 음료와 제과 등 공장이 있었으나 한국 정부 요청으로 주한미군에 용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이 반발해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신흥국 중심이었던 해외 사업은 지정학적 문제를 포함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과거 매출액으로 ‘아시아 톱10’을 내걸었던 때도 있었지만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이익과 고객 만족도도 포함해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또 “웰빙을 관철해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도 포함해 행복을 추구해 나가겠다”며 “이런 방향성으로 롯데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언급한 매각 부분과 관련해 “기존에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힘쓰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