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 등판…첫날 주가 추이 시장 이목 집중따따블 달성 시 황제주 등극…아모레퍼시픽 시총 넘어서유통 가능 물량 35% '부담'…보유 단가 낮은 기존 주주 93%
  • 오늘(27일) 상장하는 올해 첫 대어급 공모주 에이피알의 첫날 주가가 어디까지 치솟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성공 시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김희선 미용기기'로 잘 알려진 미용기기 전문업체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메디큐브·포맨트·글램디바이오(뷰티), 에이프릴스킨(화장품), 널디(의류), 포토그레이(포토부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인 에이피알은 올해 첫 코스피 대어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부터 일찌감치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에이피알의 공모가는 수요예측에서 회사가 제출한 희망범위(14만7000~20만원) 상단을 25% 초과한 25만원으로 책정됐다. 확정된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8960억원 수준이다.

    첫날 따따블에 성공한다면 주가는 100만원, 국내 증시 유일 황제주가 된다. 이 경우 시총이 7조5840억원으로 뛰어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7조3525억원)을 넘어선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7조2063억원이다.

    에이피알이 상장일 따따블 달성 시 김병훈 대표의 지분 가치도 2조원을 훌쩍 넘는다.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의 구주 매출 후 남은 보유 주식은 248만4854주(32.8%)로, 따따블에 성공하면 그 가치가 2조48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첫날 에이피알의 따따블 달성을 어렵게 보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유통가능 물량이 적지 않다. 최종 의무보유 확약 비율(52.21%)를 적용한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35.48%(269만967주), 약 6727억원 규모다. 공모가 기준 시총(1조8960억원) 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한 수치다.

    이는 기존 주주 비율이 높아서다. 상장일 매각 가능한 주체별 비중을 살펴보면 기존 주주의 유통가능 주식 수가 전체 93%에 달한다. 

    반면 일반 청약자(2.3%)와 국내 기관(1.4%), 해외 기관(3.7%) 등은 비슷한 수준으로, 상장일 주가는 결국 기존 주주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시장에선 장외에서 거래한 상당수 기존 주주들의 보유 단가가 꽤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올해도 양호한 매출 흐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상장 당일의 유통 물량과 2개월 내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가치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최근 상장일 주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상장을 앞두고 기관 수요예측을 마친 공모주 10종목 모두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했지만 새내기주들의 첫날 주가 수익률은 점차 힘이 빠지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26일 각각 상장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공모가 대비 300% 상승 마감했지만 지난 29일 상장한 포스뱅크의 상장일 종가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29.7%을 기록했다. 

    2월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1일과 6일 각각 상장한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은 첫날 공모가 대비 165%, 121% 상승에 그쳤다. 지난 23일 상장한 코셈과 이에이트의 종가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각각 60%, 13%에 불과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실적 모멘텀은 뷰티 부문의 고성장으로, 연이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ASP(평균판매단가) 상승과 해외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면서 "에이피알의 주가는 27만원에서 31만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조원에서 2조4000억원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