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2~4배 무더기 출하3개 품목 수출 '1조 위안' 돌파韓 전기차·배터리 수출액의 '5배'현대·기아차, 배터리 3사, 한화솔루션 직격탄
  • ▲ 중국 오성홍기
    ▲ 중국 오성홍기
    또다시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자그마치 ‘185조’에 달하는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을 무더기로 해외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국내 배터리 3사, 한화솔루션 등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27일 중국 투자 전문지 ‘거룽후이(Gelonghui)’에 따르면 중국의 3개 품목 수출액은 지난해 ‘1조 위안(185조원)’을 돌파했다. 중국의 관세청 ‘해관총서’에 따르면 3개 품목의 수출액이 1조 위안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는 한국 수출액의 약 5.5배에 달하는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 수출액은 각각 143억·98억·10억 달러로, 총 251억 달러(33조4370억원)였다. 

    공급과잉이 발생하는 이유는 중국이 해당 제품을 글로벌 수요의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까지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거룽후이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5년 4800GWh에 이르러 글로벌 수요의 4배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지난해 태양과 패널 공급 능력은 800~1100GW로,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조사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글로벌 수요 추정치 300GW를 훨씬 웃돈다.

    한국기업들의 피해는 예측불가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22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의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모듈 판매량 감소 및 판가 하락으로 (1분기)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사측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적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현대차와 기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중국 BYD가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은 수출로 ‘떨이’해 시장을 교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은 수요 부진으로 가뜩이나 공격적인 할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BYD의 저가공세로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BYD는 지난달 현대차가 ‘동남아 전동화 전초기지’로 점찍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BYD는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 현대차를 위협하고 있다.

    또 BYD는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불리한 한국의 보조금 정책을 저렴한 가격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YD는 이달 내연기관보다 저렴한 1400만원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시장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미국의 턱밑 멕시코에도 공장을 추진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안심할 수 없다.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 CATL을 비롯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내수시장을 넘어 호시탐탐 미국 정부의 규제를 우회해 북미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CATL은 최근 지배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미국 IRA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밑 작업을 마쳤다. 공산당과 연관이 있는 쩡위친 회장의 지분율을 25% 미만으로 낮춰 IRA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됐다. CATL 외에도 궈시안이 멕시코, EVE가 헝가리, SVOLT가 태국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지역전략팀 전문연구원은 “중국이 과잉생산능력으로 더욱 저렴한 배터리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면 보급형 전기차용 LFP 배터리의 생산을 준비 중인 한국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배터리 증산이 지속된다면 배터리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기업 이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