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최고점 찍고 급락…2차전지 주요 종목 일제히 하락실적‧성장성 우려 영향…메탈 가격 하락‧재고 손실 우려 반영올해 전기차 시장 '숨 고르기' 전망…전문가 주가 전망 엇갈려
  • ▲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전경 ⓒ에코프로
    ▲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전경 ⓒ에코프로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의 주가가 지난해부터 부진에 빠진 가운데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이 위축된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주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실적과 성장성 우려에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는 실적 회복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4.66%(2만7000원) 상승한 60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비엠은 10.36%(2만4500원) 오른 26만1000원에 거래되는 등 에코프로 그룹주들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앞서 지난해 상반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해 7월 26일 최고점(153만9000원)을 찍고 연일 하락했다. 에코프로뿐 아니라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주요 종목들은 매물 폭탄에 일제히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특정 섹터의 하락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며 "지난해 증시 상승을 이끈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전체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2차전지주 하락세의 배경엔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선 메탈(광물) 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우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왔었다. 실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의 경우 에코프로는 광물 가격 하락,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특히 에코프로는 작년 4분기의 경우 1813억 원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1224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 실적 우려가 현실화하며 올해 1월 주가기 48만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20.9%로, 1년 새 예측치가 1.8%포인트 하향됐다. 지난해 성장률의 경우 당초 예상치(30.6%)보다 높은 33.5%로 집계됐다.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의 배경으로는 지난해까지 유효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대기 수요가 올해부터 침체하면서 재고가 쌓인 점이 지목됐다. 또 에너지 가격 변동성, 충전 인프라 부족 등과 같은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에코프로 그룹이 최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점에 투자자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코프로는 앞서 이달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보통주 1주당 액면금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발행 주식 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난다.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코스피) 이전 상장을 진행한다고 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공시를 통해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상장폐지 승인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공시에는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상장 승인을 조건부로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국내 주식 중 공매도 잔액 규모가 가장 큰 종목 중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지적하는 반면, 일각에선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의 실적 추정치는 미국의 연비규제와 유럽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에 기반한다"라며 "고성장이 가정한 2025년, 2026년 실적 기준 PER 67배, 47배 수준으로 해외 양극재업체들과 비교 불가할 정도의 고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재고 부담이 지속되나 판가 하락이 멈추는 2분기부터는 경쟁사 대비 가장 빠른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라며 "경쟁사 대비 수요와 수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 가장 견조한 실적 회복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단기 성장률 둔화는 예견된 사실"이라며 "2025년 하반기부터 재개될 수요 회복에 앞서 주가는 올해 하반기 판가 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가의 선행 지표인 리튬 가격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