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스페인 MWC서 디지털 전략 구상통합 앱 ‘슈퍼 쏠’ 출시…디지털 융·복합 가속화'고객 가치' 중심 디지털 전환…사회적 문제해결 앞장디지털 영업익‧MAU 급증…혁신 성과 가시화
  •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MWC 2024' 개막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SKT 부스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MWC 2024' 개막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내 SKT 부스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상당수 국내 금융사들은 '단기 실적주의'에 쉽게 빠져든다. 실적이 CEO(최고경영자)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가장 큰 잣대이기 때문. 최근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처럼 대규모 금융 사태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정도 경영'은 '유쾌한 반란'이란 느낌을 준다. '천천히 가더라도 고객을 최우선하며 가자'는 그의 경영철학은 금융권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금융권 '돈키호테'라는 별명을 얻었다. 진옥동 회장이 추진하는 정도경영의 배경과 지향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의 정도경영은 '고객 중심 가치 창조'와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아 있다.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하는 것이 곧 정도경영의 요체인 것이다.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경영철학을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자 동력이다. 진 회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고객의 일상에 스며드는 '인비저블 뱅크(보이지 않는 금융‧Invisible Bank)'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진 회장은 해외에서 열리는 IT(정보기술) 행사 현장을 누비며 디지털 경쟁력에 대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직접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을 체험하고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파악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데 발벗고 나섰다. 

    ◇ “글로벌 신기술 배우자”…금융그룹 회장 최초로 MWC 참석

    진옥동 회장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를 참관 중이다. MWC에 국내 금융그룹 회장이 참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일정에는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디지털 담당 임직원 등 23명이 동행했다.

    참관단은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에릭슨,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의 부스를 돌아보며 신기술을 체험하고 그룹의 디지털 전략을 구상할 방침이다. 특히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다양한 융·복합 기술을 신한의 금융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카드·증권 등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결합한 슈퍼앱 '신한 슈퍼쏠(SOL)'을 출시하며 디지털 융·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슈퍼쏠은 계열사의 관련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보여주고 이체나 결제, 주식거래 등을 하나의 회사처럼 끊어짐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금융그룹이 은행 앱을 중심으로 슈퍼앱 구축에 나선 것과는 달리 계열사 앱의 동반성장을 노린 투트랙 전략이 눈길을 끈다.

    이미 1000만명 이상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확보한 은행 앱 ‘쏠 뱅크’를 유지하면서, 계열사 2곳 이상을 거래 중인 고객들에게 유용한 ‘슈퍼 쏠’로 디지털 부문의 고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슈퍼 쏠 가입자의 이용 내역을 보면 절반이 넘는 54%가 카드, 증권, 보험 등이다.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기민한 연계성을 바탕으로 슈퍼 쏠의 가입자 수는 출시 두 달 만에 4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 ⓒ신한은행 제공
    ▲ ⓒ신한은행 제공
    ◇ “지멘스처럼”…고객‧사회적 가치 창출 

    진 회장은 평소 독일 지멘스의 경영철학을 감명 깊게 간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멘스는 1847년 설립된 유럽 최대 규모의 전기전자 기업으로 “눈 앞의 이윤을 위해 미래를 희생하지 말라”는 경영철학으로 유명하다.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라도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사회적 문제해결에 일조한 것이 이 기업의 장수 비결로 꼽힌다.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금융권 최초의 배달앱 ‘땡겨요’를 내놓으면서 업권 경계를 넘나드는 디지털 전환에 나선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땡겨요는 ‘너도살고 나도사는 우리동네 배달앱’을 슬로건으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를 내세웠다. 

    진 회장은 땡겨요 출범 당시 “우리 사회의 미래는 상생이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연결고리로 고객과 소상공인, 라이더 모두가 착한 소비로 행복해지는 길에 신한은행이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고객인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도모하면서 금융과 비금융을 연계한 시너지도 창출했다.

    배달업 종사자의 각종 정보를 대안 신용평가 모델로 활용해 1금융권 최초 라이더 전용 대출을 출시하고 사장님 대출, 땡겨요 적금, 땡겨요 카드 등도 선보였다.

    ◇ 디지털 영업익 2조 돌파…혁신 성과 가시화

    고객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을 둔 신한금융의 디지털 혁신은 두드러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비차감 전 디지털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2조130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조6450억원, 2022년 1조8490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10% 중반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앱 경쟁력의 필수 지표로 꼽히는 MAU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 쏠뱅크 MAU는 1016만명으로 전년 말(884만명) 대비 14.9% 증가했다. MAU는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들의 충성도 등 앱의 지속가능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시중은행에서 MAU 1000만명을 넘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신한카드 앱 '신한플레이'의 MAU도 903만명에 달하며 10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그룹 MAU는 2022년 말 2228만명에서 지난해 말 2576만명으로 16%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