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IP 보호 고군분투… 3건 게임 소송전 진행리니지 라이크류 게임 속출…엔씨 실적 악영향 판단방치형 게임 부상 속 리니지 MMORPG 건재 여전 "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R&D)한 성과물 보호 받아야"
  • ▲ 엔씨의 리니지W ⓒ엔씨
    ▲ 엔씨의 리니지W ⓒ엔씨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해 법적 소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창사 이래 실적 악화로 최대 위기를 맞이하면서 핵심 캐시카우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자사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 시리즈 3종(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에 대해 타사와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엔씨는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에 카카오게임즈·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및 서비스 중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게임 '롬'이 리니지 IP를 무단 도용하고 표절했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게임이 ▲게임 콘셉트 ▲주요 콘텐츠 ▲아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연출 등에서 '리니지W'의 종합적인 시스템(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등)을 무단 도용했다는 게 엔씨의 주장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4월에도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이에 아키에이지 워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 소송에 들어갔다.

    2021년에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웹젠의 'R2M'을 표절했다고 판단, 저작권 침해 중지 등의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 승소 판결을 하며 엔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웹젠이 항소에 나서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엔씨가 전방위적 소송전까지 나서는 배경으로는 지난해부터 리니지 시리즈 등 캐시카우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 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75% 줄었다. 

    특히 11년 만에 내놓은 신작 MMORPG 'THRONE AND LIBERTY(이하 TL)'의 국내 흥행에 실패하면서 회사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20만원 밑까지 곤두박질 쳤다.

    엔씨로서는 리니지 모바일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모바일 게임 매출만 전 분기 대비 9% 증가한 2989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들이 속출하면서 엔씨의 실적도 분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출시한 '롬'은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이날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3위, 대만 지역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3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최근 방치형 게임이 부상하고 있지만, 리니지류 MMORPG는 아직 건재하면서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분위기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하며, 수익은 19억 달러에 달한다. 구글 플레이 매출 기준으로 상위 10위권 내 MMORPG 게임은 6개이다. 엔씨 측은 더 이상 해당 작품들을 좌시하지 않으며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 관계자는 "이번 법적 대응은 엔씨가 소유한 IP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R&D)한 성과물과 각 게임의 고유 콘텐츠는 무분별한 표절과 무단 도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엔씨는 지난해 연말부터 고강도 경영 쇄신에 돌입했다. 기존 김택진 대표 원톱 체제에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와 공동대표를 도입했으며, 기존 가족경영 체제를 재편했다. 창사 처음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25%삭감하고, 신사업·자회사 철수를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