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정재 등 정치테마주 급등락 반복지난해 테마주 시세조종 등 부당이득 79억대 금융당국 "불공정거래 혐의 입증 강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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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또 들썩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테마주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에 대비한 불공정거래에 칼을 빼들겠다는 방침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닥 상장사 래몽래인은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일에 이은 이틀째 상한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제3자배정 대상자가 총선 테마주와 연관됐던 배우 이정재(50만3524주)와 와이더플래닛(181만2688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사인 래몽래인은 '성균관 스캔들', '재벌집 막내아들' 등을 제작한 회사로 이번 유상증자로 와이더플래닛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정재는 지난해 12월 8일 와이더플래닛이 실시한 19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최대 주주가 된 바 있다. 당시 와이더플래닛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거래소에 의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고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정재 등의 인수 소식이 공시되기 전부터 와이더플래닛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선행매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이정재가 지난달 18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오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와이더플래닛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정재가 정치 테마주에 연루되기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만찬을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오랜 연인 임세령 부회장이 이끄는 대상홀딩스가 '한동훈 테마주'로 묶였다.

    이처럼 총선과 대선 등 중요 선거 때마다 테마주는 여야 정치인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초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창당을 앞둔 때는 이 대표의 친동생인 이계연 씨가 대표로 있었던 SM그룹 삼환기업과 계열 관계 회사인 남선알미늄과 남선알미우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이 대표 테마주로 불리는 동신건설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총선과 관련한 정치테마주에 대한 주의를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 지난해 시장에서는 실체 없는 정보가 유포된 종목 등 불공정거래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 불공정거래 99건이 적발됐으며 이로 인한 부당이득금액 평균 79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총선 등 주요 이슈가 발생하는 시기에는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이 만연하다는 의미다.

    거래소 측은 불공정거래 세력은 신규 테마 사업추진 관련 대규모 자금유치 등 실체없는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투자자를 유인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감시위원회는 대규모 불공정거래 사건이 발생해 신속한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한 경우 검찰·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의 협업을 통해 적시에 매매거래정지를 조치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제22대 총선 관련 정치 테마 등을 활용한 불공정거래에도 적극 대응하고 온라인을 활용한 불공정거래 혐의 입증도 강화하겠다"며 "투자자들은 단순 추종매매를 지양하고 사실여부 및 이행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