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7개사 경영성과 분석당기순익 43% 급감… 설비투자 15.6% 줄어주주환원 효과도 불투명"부작용 최소화 장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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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동주의펀드가 경영에 개입한 이후 고용, 성장성 등 기업의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20일 미국 10대 행동주의펀드가 2018∼2019년에 개입한 67사의 경영성과 비교·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고용 인원에서 가장 큰 변화가 확인됐다. 행동주의펀드의 개입을 받은 67개 기업의 고용인원은 2019년 평균 5만3977명에서 2021년 4만5930명까지 감소했다. 특히 개입 직후인 2020년의 고용인원은 4만8609명으로 전년대비 9.9% 감소하는 등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행동주의펀드 개입 직후(2020~2022년) 기간이 코로나 시기와 겹치지만, S&P 500 소속 시총 상위 100대 기업은 같은 기간 고용인원이 오히려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행동주의펀드가 개입한 이듬해(2020년)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도 일시적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업의 총 매출은 160.2억 달러로 전년대비 10.5%p 감소했고 설비투자 규모도 12.4억 달러로 전년보다 15.6%p 감소했다.

    수익성도 뒷걸음질쳤다. 당기순이익은 행동주의가 개입했던 2018년에 16.1억 달러로 전년대비 26.7%p 늘었지만, 개입이 종료된 2020년에 9.6억 달러로 전년대비 43.4%p 크게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5.2억 달러로 전년대비 29.6%p 감소했다.

    S&P 500 기업과의 성장성․수익성 관련 지표를 비교했을 때, 행동주의펀드 개입 기업의 경우 2020년 중 감소 폭이 더욱 컸던 반면, 2021년 이후 회복 국면에서의 반등 폭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 ▲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주주환원 성과. ⓒ한국경제인협회
    ▲ 행동주의펀드 개입의 주주환원 성과. ⓒ한국경제인협회
    행동주의펀드가 표방한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결과 관련 경영 지표상의 뚜렷한 변화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조사기업이 보유한 자기주식 규모는 2019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행동주의펀드 개입 직후인 2020년에는 68.4억 달러로 2019년 70.9억 달러 대비 3.5%p 소폭 줄었다. 

    배당금은 2020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21년 14.0억 달러, 2022년 12.2억 달러로 감소했다. 기업의 배당성향도 ▲개입 이전 3년 59.8% ▲개입 기간 57.1% ▲개입 이후 3년 98.7% 등으로 행동주의펀드 개입기간 중 배당성향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 배당성향이 188.8%로 급등한 것도 행동주의펀드의 개입 성과가 아닌 조사기업의 당기순이익이 당해 큰 폭(43.4%) 하락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행동주의펀드의 기업경영 개입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재무안정성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며 "행동주의펀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