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총, 한앤코 경영진 모두 이사 선임 가결홍원식 회장일가 모두 찬성표 던져… 막내린 오너 경영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 주식 액면분할만 부결
  • ▲ 29일 남양유업 주주총회.ⓒ남양유업
    ▲ 29일 남양유업 주주총회.ⓒ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창업 이후 60년만에 오너경영체제에 막을 내린다. 남양유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추천한 이사회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되며 사실상 경영진의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의 한앤코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남양유업의 변신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29일 남양유업은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진행한 제6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앤코가 제안한 안건을 모두 가결시키며 오너 체제를 종료했다.

    남양유업은 이번 주총에서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가결시켰다. 사내이사 임시 의장으로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과 사외이사로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21년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인수하던 과정에서 소집된 임시주총에서 이름을 올렸던 인사들이다. 당시 남양유업이 주총을 부결시키면서 이들의 이사회 입성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

    이 외에도 집행임원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통과됐다. 이로서 향후 한앤코 체제에서 남양유업은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집행임원제도에서 이사회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만 갖게 되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의 겸임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번 주총 이후 한앤코는 별도의 대표이사 등 집행임원 선출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양유업이 오너 1인 체제에서 투명성이 강화된 지배구조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이런 한앤코의 의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된 것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한앤코는 지난 1월 말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정기 주총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식 보유자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 따른 한앤코 체제 전환은 오로지 홍 회장 일가의 뜻이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의안에 반대표를 던질 수도 있고 아예 기권하면서 정족수 부족에 따른 주총을 무산시킬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한앤코에 자리를 내어준 것은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의미가 없으리라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한앤코 측은 법원에 남양유업 임시주총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정기주총에서 부결되더라도 다음달 임시주총을 통해 결국 한앤코 체제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의 의중을 알기는 어렵지만 한앤코가 제안했던 주총 의안을 그대로 상정시켰다는 점에서 사실상 마음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남양유업에 주주제안으로 올린 ‘발행주식 액면 분할 및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이번 주총 의안에서 유일하게 부결됐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다. 이들은 소액주주의 동의를 구해왔지만 과반의 지분을 가진 홍 회장이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결국 실패로 주총을 종료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