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출범연구개발 산실-품질경영 선도-전동화 요람배터리 분석실~상용환경풍동실 체험4축 동력계 시험실, 실제 차량 직접 구동해 시험고온 조건 시연 참여, 중동 테스트 기준 45도로 설정
  • ▲ 상용환경풍동실에서 시험이 진행되는 모습. ⓒ현대차
    ▲ 상용환경풍동실에서 시험이 진행되는 모습.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BYD, 샤오미까지 가세하면서 전기차 기술력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등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면서 전동화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기관과 매체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같은 저력에는 ‘남양연구소’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7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전동화 차량 개발 및 성능 검증 등 전기차가 ‘상품성을 갖추는 여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남양연구소는 지난 1995년 출범한 종합기술연구소다. 신차 및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기반 연구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승용·상용 등 전 차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미디어 랩투어는 3개조로 나눠 진행됐다. 기자가 배정된 B조는 ▲배터리 분석실 ▲상용시스템시험동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 ▲상용환경풍동실 순서로 이동했다. 

  • ▲ 배터리 분석실 모습. ⓒ현대차
    ▲ 배터리 분석실 모습. ⓒ현대차
    첫 번째로 들린 배터리 분석실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분석해 세부 구성 물질을 연구하는 곳이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셀의 성능, 내구성, 안정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이곳은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드라이룸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특성상 수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분석을 위해 배터리가 처음 옮겨지는 장소는 ‘셀 해체실’이다.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벽면, 천장을 비롯해 테이블과 같은 기본 설비 모두 스테일리스 스틸 소재로 마감됐다. 

    채취된 시료는 드라이룸의 ‘전처리실’로 옮겨졌다. 특히 박스 내에서 시료 절단 및 샘플링 작업이 이뤄졌다. 역시 일부 소재는 수분과 산소에 민감해 시료 샘플링 과정에서 소재가 손상될 수 있어서다. 

    샘플링 된 시료는 ‘메인 분석실’로 이동했다. 배터리 구성 소재에 대한 기본적인 재질 및 화학구조 분석 등이 진행됐다. 특히 분석 장비 중에 레이저 광원을 활용해 물질 간 결합을 분석하는 라만분광분석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재욱 재료분석팀 팀장은 “배터리 소재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것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라며 “소재 단계에서 그 특성을 이해하면 문제점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고 최적의 소재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 NVH 다이나모 무행실 모습.  ⓒ현대차
    ▲ NVH 다이나모 무행실 모습. ⓒ현대차
    이후 차량 개발과 평가에 필요한 300여 가지 시험을 한 곳에 진행할 수 있는 ‘상용시스템시험동’에 도착했다.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시험동 내부는 ▲차체·안전 ▲조향·현가 ▲구동·제동 ▲품질·내구 ▲NVH(소음·진동) 등 다섯 가지 구역으로 이뤄졌다. 

    우선 로봇시험실에서는 로봇이 차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내구성을 시험하고 있었다. 문을 여닫는 강도는 실제 사람의 힘 동일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조향·현가 구역에서는 거대한 장비들이 굉음을 내면서 돌아가고 있어서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동되는 로봇이 전기버스의 서스펜션을 흔들며 내구성을 시험하고 있었다. 

    상용시스템시험동의 마지막 구역인 NVH 다이나모 무향실은 외관부터가 남달랐다. 문을 열고 입장하자 1만개가 넘는 흡음재가 내부를 둘러싸고 있었고 패턴 모양도 독특했다. 

    수소전기버스 ‘유니버스’를 대상으로 소음에 대한 테스트가 시행되고 있었다. 이 구역에서는 엔진 구동계 소음부터 실내외 소음까지 실제 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소음을 평가한다.  

  • ▲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4축 동력계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현대차
    ▲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4축 동력계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현대차
    이후 전동화시험센터 내에 있는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로 자리를 옮겼다. 전기차 핵심 구동계인 모터와 인버터의 성능을 사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소다. 

    실도로에서 이뤄지는 주행 테스트와는 달리 실내 시험 공간 내에서 가혹한 테스트가 이뤄졌다. 실제로 시험실 유리창 너머로 현대차 ‘아이오닉5’ 모습과 함께 ‘위이잉’ 하는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이 곳에서는 동력계 장비의 개수에 따라 1축, 2축, 4축 동력계 시험실로 나뉘어 운영됐다. 1축 동력계 시험실은 모터와 인버터의 기본 특성에 대한 시험을 한다. 

    2축 동력계 시험실은 모터와 인버터에 감속기, 구동축을 추가해 실제 차량의 구동계를 모사한 환경을 갖췄다. 파워 일렉트릭(PE) 시스템 전체의 효율과 매핑, 냉각 시험으로 필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축 동력계 시험실은 실제 차량을 직접 구동했다. 또한 전기차에 탑재되는 실제 배터리를 활용하며, 고객의 주행 환경과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전기차 성능을 가장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다. 

    특히 운전석에 로봇이 있었는데, 기어를 비롯해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조작하고 있었다. 로봇은 가속과 제동을 위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사람과 유사하게 했는데, 자동으로 변속까지 할 수 있었다. 
  • ▲ 상용환경풍동실 모습. ⓒ현대차
    ▲ 상용환경풍동실 모습. ⓒ현대차
    남양연구소 투어의 마지막 순서인 ‘상용환경풍동실’에 다다랐다. 여기서는 ▲냉각 ▲열해 ▲연비 ▲냉시동 ▲히터/에어컨 ▲충·방전 ▲동력 ▲모드 주행 ▲배기가스 인증 등 실차 주행 성능시험을 종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실내 온도를 -40~60℃까지, 습도를 5~95%까지 조절할 수 있어 세계 곳곳의 날씨는 물론 극한 환경까지 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3.3m 대형 팬으로 시속 120km에 달하는 기류를 만들 수도 있다. 

    제어실에 입장하니 실내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있었다. 이날 시험실 온도는 중동 지역 테스트 기준인 45℃로 설정됐다. 10명씩 조를 이뤄 실내에 들어갔는데 후덥지근해서 참가자들 모두 더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고온 조건 테스트 시연에 유동 가시화 시험까지 진행됐다. 풍동 내부에 가스를 분사시켰는데 시각적인 효과가 더해지면서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도 안전이 강조됐다. 시험실 내부의 모든 시설물은 수소 방폭 설비로 이뤄졌다. 아울러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감자기(열/연기/불꽃/수소 등)와 자진 소화 설비까지 갖췄다. 

    이강웅 상용욘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이런 희소성과 기술력 덕분에 해외에서도 연구 및 비즈니스 협업을 외해 방문할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