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아이오닉5 충돌 안전평가 진행충돌 후 에어백 전개, 인체모형에 이상 없어정의선 회장, 신년사에서 '품질'과 '안전' 강조
  • ▲ 아이오닉5 차량이 충돌벽과 부딪히는 모습. ⓒ현대차그룹
    ▲ 아이오닉5 차량이 충돌벽과 부딪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조금 있으면 ‘아이오닉5’ 차량이 왼쪽에서 나오게 됩니다. 시속 64km 속도로 충돌벽과 부딪히게 되는데 위험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이 곳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5 충돌 안전평가 현장 공개를 보기 위해서다. 남양연구소가 보안시설이어서 출입 전 노트북과 스마트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부착한 후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평가가 진행된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지난 2015년 12월 준공됐다. 4만m²(1만2100평)의 시험동과 2900m²(877평)의 충돌시험장을 갖췄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평가를 진행하는 충돌시험장은 100톤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톤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시험장에 들어서니 각종 인체모형(더미) 모습들이 보였다. 일부 모형은 차량에 탑승해 안전벨트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이를 보고 충돌실험장에 왔다는 게 실감났다. 

    인체 모형은 크게 정면충돌에 활용되는 쏘오(THOR, Test Device for Human Occupant Restraint)와 측면충돌에 쓰이는 월드 SID(Worldwise harmonized Side Impact Dummy)로 나뉜다. 
  • ▲ 남양연구소에서 봤던 인체모형 모습. ⓒ현대차그룹
    ▲ 남양연구소에서 봤던 인체모형 모습. ⓒ현대차그룹
    쏘오 인체모형에는 기존 하이브리드-Ⅲ(52개) 대비 센서가 100개 이상 많은 157개가 부착됐다.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의 부위에 센서를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다. 

    월드 SID 모형 역시 기존 유로 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해 상해 계측을 더욱 자세하게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체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다.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이후 충돌 안전 평가가 진행됐다. 평가 전 안전을 위해 좌석 앞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충돌 시 소음이 클 수 있어 참석자들에게 귀마개가 지급됐다. 

    이번 평가는 아이오닉5 차량으로, 64km/h 40% 옵셋 충돌 조건으로 이뤄졌다. 차량이 시속 64km의 속도로 전폭의 40% 부분이 충돌벽에 부딪히는 시험으로,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IIHS) 충돌 상품성 평가에 포함되어 있는 항목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IIHS에서 64km/h 40% 옵셋 충돌은 운전자석에 남성 승객 인체 모형만 착석해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시험에는 운전자석에 남성 승객 인체모형을, 후석에 여성 승객 인체모형을 배치했다. 

    아이오닉5 차량이 왼편에서 순식간에 나와 충돌벽에 부딪혔고 예상보다 큰 소리가 들렸다. 충돌 직후 바로 차체를 볼 수 없었지만 전면 범퍼 등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였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 파손된 차량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역시 범퍼와 그릴, 보닛 등이 충격에 의해 파손되고 찌그러져 있었다. 앞유리에도 약간 금이 갔다. 다만 차량 내부를 보니 에어백이 인체 모형의 전면과 측면에 전개되면서 모형이 파손되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 충돌 시험 후 차체를 직접 살펴보는 시간이 있었다. ⓒ현대차그룹
    ▲ 충돌 시험 후 차체를 직접 살펴보는 시간이 있었다. ⓒ현대차그룹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 상무는 “이번 충돌 시험 직후에는 차량의 속도와 충돌 부위 등을 상세하게 확인하게 된다”면서 “아울러 ▲차체의 변형 ▲차량 내부의 특이사항 ▲누유 및 화재 여부 ▲에어백 및 안전벨트 등 구속 장치 전개 여부, 문열림 여부 등을 체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분석 검증을 하게 되는데 충돌 피해를 보다 정확하게 계측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게 된다. 인체 모형에 적용된 센서를 통해 상해 데이터를 계산하고 차체 변형 정도를 계측해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분석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IIHS에서 최우수 등급인 TSP+와 우수 등급인 TSP를 총 26개 차량에서 획득하며, 그룹 역대 최고 수준의 평가 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장착한 아이오닉5를 비롯해 EV6, GV60 모두 IIHS에서 TSP+를 획득해 우수한 안정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를 분석하고 승객과 보행자의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충돌 시험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충돌 상황을 구현해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차량 당 총 100억원이 넘는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고객 안전에 대해 한 치의 양보 없이 안전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3일 신년사에서 고객 신뢰의 핵심 요소로 ‘품질’과 ‘안전’을 언급하며 “우리가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 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 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