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동남아로 우회구조조정·수출확대·고부가 전략 적중중국 둔화에 휘청이는 한국과 대조한국, 이제야 범용 조정, 다변화 나서
  • ▲ LG화학 대산공장 전경ⓒLG화학
    ▲ LG화학 대산공장 전경ⓒLG화학
    한국과 일본의 석유화학산업의 희비가 크게 갈리고 있다. 

    30년 노력끝에 '탈중국'를 이룬 일본은 어려운 업황속에서도 선전하는 반면 한국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두나라의 석유화학산업은 유난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원유 및 천연가스 원료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 뒤, 납사 기반 석유화학 단지를 구성해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 적극 진출하면서 중국의 움직임에  대비했다. 범용 부문 통폐합, 해외 직접진출, 포트폴리오 고부가화 전략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중국 보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초점을 맞췄고, 이런 노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움직임과 맞아 떨어지면서 빛을 발하게 됐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은 지금 와서 보면 일종의 ‘어부지리’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분명 새로운 기회의 여건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대비 제품 포트폴리오는 물론, 생산처와 판매차 다변화가 더딘 국내 화학 업체들에게 현 시황은 더 혹독하다"며 "한국업체들이 범용 부문 조정이나 신규 시장 확대에 소극적인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석유화학업계의 안이한 대응에 오히려 정부가 나서 변화를 촉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과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를 만들었다.

    이제라도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고부가 정밀화학 및 친환경 제품으로 신속히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데 방점이 찍혔다.

    산업부는 핵심 원료인 납사 관세면제를 추가 연장하고 투자지원 전담반을 통해 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적기 준공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5% 감소한 LG화학은 원료 경쟁력 확보를 위해 JV(합작법인) 설립과 배터리소재 진출 등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이훈기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사업구조 고도화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고부가, 고기능 소재 확대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