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디바이스 개발·판매 사실상 전멸취약계층 맞춤 서비스, 앱·차량용 SW 선회생성형 AI기반 온디바이스 AI 고도화 예상
  • ▲ ⓒ카카오톡 선물하기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카카오톡 선물하기 홈페이지 화면 캡처
    생성형 AI 시대에 AI 스피커가 온디바이스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이통3사에서 출시한 디바이스향 AI 스피커는 개발과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네이버는 2020년 책 읽어주는 AI 스피커 ‘클로바램프’를 출시했으나 판매가 중단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디바이스를 추가로 개발하거나 출시하는 상황이 아닌건 맞다”고 부연했다. 카카오에서 판매하던 미니링크, 미니헥사도 판매채널에서 더 이상 취급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2022년 디스플레이를 추가한 ‘NUGU 네모 2’ 출시 이후 리뉴얼한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고, KT도 2021년 내놓은 ‘기가지니 3’ 이후 사운드바 형태 제품을 내놓은 것을 제외하고 제품 변화는 없다. LG유플러스는 ‘클로바 클락’을 꾸준히 개선해서 출시하고 있는데, 이는 네이버가 개발한 제품을 판매·유통하는 정도다.

    생성형 AI로 연구개발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관련 조직도 변화를 겪고 있다. 카카오는 IT개발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물적분할한 KEP와 합병하면서 ‘카카오 i 커넥트’ 부문을 맡게 됐다. 헤이카카오로 불리는 음성인식 AI 관련 서비스와 제품이 디케이테크인으로 옮겨갔다.

    IPTV 보급과 홈 IoT로 성장세를 기록하던 AI 스피커는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AI 스피커 가구 보유율은 2021년 14.7%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2.5%, 2023년 10.9%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AI 스피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디바이스가 일원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일한 기능을 스마트폰에서도 음성인식을 활용해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AI 스피커는 단일 명령어에 단일 결과값만 도출하는 단조로운 답변 형태로 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낮은 음성 인식률로 인해 오류가 빈번하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외면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AI 스피커는 장애인·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특화된 서비스로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과 SK텔레콤 누구 돌봄 케어콜, KT AI케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음성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티맵 누구오토와 카카오 i 커넥트 등 음성인식 기능이 꼭 필요한 차량용 소프트웨어로 명맥을 잇고 있다.

    생성형 AI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AI 스피커가 ‘온디바이스 AI’로 진화할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나 외부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 내부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탑재한 디바이스를 의미한다.

    스마트폰과 PC만 아닌 다양한 형태의 기기에 탑재되면서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AI 스피커가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홈 IoT를 제어했다면, 홈 IoT를 구성하는 각각의 디바이스에 AI가 내장돼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향후 온디바이스 AI 개발과 고도화 과정에서 생성형 AI와 음성인식 기술을 모두 갖춘 ICT 기업들과 제조사간 협업이 활발해질거라는 예상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한정된 쓰임새와 음성인식 오류로 인해 디바이스 고도화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차량용 SW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제조사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AI가 거론되고 있지만 향후 ICT기업으로 논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