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환영하지 않는 문화 … 놀이터 없애 주차장 만드는 상황""전국 노키즈존 540여 곳 … 아이 안전 위한다는 주장은 핑계""아동학대 연간 3만여 건 예방 필요" … "저출산보단 저출생이 적절"이화여대 유튜브 영상 출연해 저출생 등 다양한 주제 다뤄
  • ▲ 이화여대 유튜브 이이슈 정익중 교수편 이미지.ⓒ이화여대
    ▲ 이화여대 유튜브 이이슈 정익중 교수편 이미지.ⓒ이화여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는 지난 10일 이화여대 공식 유튜브 채널 이이슈(E-Issue)에 출연해 "노키즈존(어린이 출입금지 구역) 현상 속에서 저출생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아동·청소년 복지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를 취득했다. 20여 년간 아동빈곤, 학대, 청소년 비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08년부터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정 교수는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이 지적한 의외의 저출생 원인은?'이라는 이번 영상에서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 일자리, 주거, 교육, 돌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로 '아이를 환영하지 않는 문화'를 꼽았다.

    정 교수는 단적인 예로 노키즈존을 언급하며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는 가족은 가려는 곳이 노키즈존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기에 어디를 가야 할지 헤맬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알려진 노키즈존은 540여 개이며 노키즈존에 대한 찬성 비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정 교수는 "놀이터를 없애 주차장으로 만들거나 어린이집마저 혐오시설로 보고 주민투표로 없애는 상황"이라며 "국가 전체가 노키즈존이면서 저출생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 노키즈존을 찬성한다는 주장에 대해 "핑계일 수 있다"며 "어른들의 관용으로 우리도 성인이 되었으므로 아이들에게 관용해 줄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노키즈존에 대한 반작용으로 '예스키즈존'이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나이나 범주로 나눠 들어올 수 있다, 없다를 나누다 보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노시니어존, 노중년존처럼 하나씩 용인하게 되면 깨진 유리창이 돼 언제 우리 모두에게 배제 사유로 되돌아올지 모른다. 누군가에 대한 배제 대신 공존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정 교수는 아동학대가 연간 3만여 건에 달해 예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랑의 매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학대에 해당한다"며 "훈육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알려줘야 할 것을 정확하게 여러 번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가 스마트폰 중독이면 아이도 80% 이상 스마트폰 중독이 된다는 연구를 예로 들며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건강한 훈육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최근 '저출생'과 '저출산' 용어 논란에 대해선 "저출산보다는 저출생이 더 적절한 용어"라며 "출산은 여성에게만 한정된 용어이고 출생은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관여하는 뜻을 갖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문제로 봤을 땐 저출생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정 교수는 국내 미등록 영유아 실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보호출산제'와 '위기 임산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제도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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