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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놀라운 수준이며 연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개선됐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 회복세를 오판해 현 단계에서 금리인상 등 출구 전략을 단행하는 건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윤 장관은 이날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세계경영연구원 정책포럼 주최로 열린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위기 이후 재도약 과제' 특강에서 "3분기 성장률은 재정, 환율, 유가 등의 제약요인을 감안할 때 말 그대로 '스프라이즈'(놀랄만한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속보치이기는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장률이 나왔다"면서 "추석 효과를 빼더라도 3분기에 전기 대비로 2% 넘게 성장한 건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도 한국이 너무 빠른 속도로 앞서가고 있다는 것으로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윤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7월까지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유지했는데 불과 몇 달 만에 연간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빠르게 상황이 개선됐다"면서 "성장의 내용 면에서도 점차 민간부분이 바통을 이어받아 회복세를 이끌기 시작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분위기에 관련해 "금리는 기본적으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몫"이라면서 "그러나 정부가 아직 출구전략을 단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확실히 갖고 있음을 중앙은행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우리 경제의 도전과제에 대해선 "성장 잠재력 약화 가능성과 지나치게 큰 대외의존도, 성장과 고용 관계, 저출산 고령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시경제 안정성을 높이려면 단기적으로 재정, 통화 등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금융부분에 대한 미시 건전성 감독뿐만 아니라 거시 건전성 감독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시투자세액 공제 폐지에 대해선 "임투세액 공제는 기업 보조금 성격으로 변질돼 원천기술 등 기능성으로 투자 세액을 공제하는 쪽으로 바꾸자는 의도"라면서 "주세와 담배세를 늘리는 부분은 올해 추진했으나 죄악세라는 비난을 들어 철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 의료 등 서비스산업 선진화와 관련해 "직진하지 못하면 우회할 수도 있다"면서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대비책으로 "단편적인 대응보다는 출산, 보육, 교육, 주거, 고용 등 생활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접근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여성과 고령자의 근로 참여를 촉진하고 연금, 건강보험, 주택, 문화 등의 측면에서 고령화 사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