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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때는 배와 사과 값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지난 겨울의 한파와 올해 봄까지 이어진 이상 저온으로 얼어 죽은 과일나무가 많고, 일조량 부족으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면서 착과율이 떨어져 수확량이 많이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이미 올 추석 때 내놓을 사과와 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과일 전쟁'에 돌입했다.
유통업체의 과일담당 바이어들은 과일 산지를 돌면서 예상 수확량을 분석해 물량 부족이 우려될 경우 사전 계약구매를 하거나 산지저장고에 비축하는 방법으로 성수기의 공급 안정화를 꾀한다.
올해에는 지난 겨울의 한파로 얼어 죽은 과일나무가 적지 않아 수확량이 전체적으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4월의 저온 현상과 일조량 부족으로 많은 지역에서 착화율도 떨어졌다.
주 산지인 남부지역의 착화율은 작년 대비 40~50%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돼 올 가을에는 예년에 비해 수확량이 줄고 품질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 바이어들은 예년보다 2~3개월 앞서 사과나 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과 산지인 전북 장수와 충북 충주, 배 산지인 경북 상주, 전남 나주, 영암 등에서는 바이어들이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추석을 넉 달이나 앞두고 있음에도 바이어들을 산지로 내려 보내 추석 선물세트 물량 확보와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과의 경우 냉해로 기형과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농장단위로 구매 계약하던 방식을 버리고 바이어가 사과나무를 직접 살펴보고 선별해 계약·관리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선별된 사과나무에는 '이마트 계약농장'이라고 표시된 노란 리본이 부착된다.
배는 냉해로 꽃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 것으로 전망돼 사과보다 물량 확보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마트의 배 담당 바이어들은 장수, 거창 등 수확시기가 좀 더 빠른 남부지역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산지에 내려가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의 최상록 청과팀장은 "올해 추석 때는 좋은 품질의 사과와 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청과 선물세트의 매출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과일담당인 신경환 MD(상품기획자)는 예년보다 2~3배 많은 출장을 가고 있다.
산지에 내려가 과일 생육 동향을 파악하고 추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 MD는 "최근 주요 산지를 돌아본 결과, 장수 사과는 30%, 상주.나주.영암 배는 30~40%가량 출하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는 7월부터 사전 계약구매를 시작했으나 올해는 벌써 구매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