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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정작 여성 가구주의 경우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4일 나타났다.
모녀간 세대 차도 심해져 결혼, 이혼, 가사분담, 부모 봉양, 취업에 대해 극명한 견해차를 드러내 향후 가족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통계청은 4일 '201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 여성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올해는 특히 여성의 세대차이와 여성 가구주의 특징을 분석해 여성의 실상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 결혼.이혼에 대한 모녀간 견해차 심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여성의 세대차이가 두드러진 반면 가사분담에 대한 실태나 여가활동은 세대 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연령을 '20~30대'와 '50대 이상'으로 나눠 '어머니와 딸' 세대 간 의식차이를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 50대 이상은 36.7%에 이른 반면 20~30대는 9.9%에 그쳤다.
이혼에 대해서도 50대 이상은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된다'(30.5%),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이혼해서는 안된다'(44.1%) 등 부정적 답변이 74.6%에 달했지만 20~30대는 '어떤 이유라도 안된다'(6.0%), '이유가 있더라도 가급적 안된다'(33.6%) 등 부정적 답변이 39.6%로 집계됐다.
아울러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 20~30대 여성의 52.6%가 동의했지만 50대 이상은 74.9%가 반대해 견해의 차이가 극명했다.
가사분담과 관련해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답한 50대 이상은 74.9%인 반면 20~30대는 51.8%로 차이를 보였지만, 가사분담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여성이 주도한다는 응답은 50대 이상은 88.8%, 20~30대는 88.9%로 차이가 없었다.
주말이나 휴일의 여가활동으로 20~30대와 50대 이상 모두 'TV 및 비디오시청'과 '가사일'을 1, 2위로 꼽아 세대 차이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 '배우자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0~30대가 71.4%로 50대 이상(51.8%)보다 많았고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를 만족한다'는 응답 역시 20~30대가 54.3%로 50대 이상(36.1%)보다 많았다.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은 어머니 세대가 딸 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성세제 사용을 줄이는 데 노력한다'는 응답은 50대 이상이 70.2%인 반면 20~30대는 46.6%였으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노력한다'는 응답도 50대 이상(75.2%)이 20~30대(57.1%)보다 많았다.
◇여성 가구주 증가세..생활은 힘들어
우리나라의 여성 가구주는 매년 늘고 있으나 생활 만족도나 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나라의 총 1천715만 가구 중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380만 가구로 전체의 22.2%를 차지했다.
여성 가구주 가구의 비율은 1990년 15.7%에서 2000년 18.5%로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60세 이상 가구주의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 2030년에는 여성 가구주의 49.6%에 이를 전망이다.
2009년 여성 가구주 가운데 '노후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55.5%로 전체 여성(61.2%)보다 낮았다. 여성 가구주의 주된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37.6%), 예금.적금(28.3%) 순이었다.
60세 이상 여성 가구주 중 본인 및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은 40.6%에 불과했고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이 40%에 달했다.
여성 가구주 10명 중 3명은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도와줄 이야기 상대'나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가구주의 15.3%가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전체 여성의 만족 비율(19.5%)보다 낮았다.
2008년 여성 가구주의 10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며 그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3.5%)이 가장 컸다.
한편 여성 인구는 2천433만명으로 전체의 49.8%를 차지했다. 2000년과 비교하면 여성인구는 4.3% 늘어난 셈이다. 올해 여성인구 중 60세 이상의 비중이 17.6%로 가장 높고 60세 이상의 경우 여성 인구 수가 남성보다 102만명 많았다.
2009년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28.7세로 10년 전인 1999년의 26.3세에 비해 늘었다. 여성의 평균 이혼연령은 40.7세였다.
2009년 국제결혼은 총 혼인의 10.8%를 차지했는데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과의 혼인은 8천158건으로 전년의 8천41건보다 늘었다. 여성의 출산율은 30~34세가 1천명당 101.2명으로 가장 높고 25~29세(80.7명) 순이었다.
2008년 출생시 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6.4명으로 정상 수준(103~107)이었다. 남녀 출생아 수의 차이는 1990년 4만9천명에서 2008년 1만4천명으로 줄었다.
2008년 기준 여성의 기대수명은 83.3년으로 남성보다 6.8년 오래 사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과 고혈압성 질환이었다.
2009년 여성 긴급전화(☎1366)를 이용한 상담 건수는 19만여건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했으며 상담 내용은 '가정폭력'이 가장 많았다.
◇여성 사회활동 참여 약진..약사 64.3% 달해
여성의 의료인력 및 공직사회 진출, 대학 진학률이 계속 늘고 있다.
2008년 이뤄진 최근 조사에서 주요 의료인력 중 여성 비율은 21.6%, 치과의사 24.5%, 한의사 15.7%, 약사 64.3%로 나타났다.
여성 한의사 비율은 1980년 2.4%에서 2008년 15.7%로 꾸준히 늘었고, 약사는 1980년에 이미 여성 비중이 50.4%로 절반을 넘어선 이후에도 계속 늘어 2008년에는 64.3%에 달했다.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지난해 82.4%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남학생의 대학진학률(81.6%)을 넘어섰다.
초중고의 여교사 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은 74.6%에 달해 여초 현상이 심각했다. 중학교의 여교사 비율도 65.2%로 절반이 넘으나 고등학교는 43.4%에 그쳤다.
여성들의 공직 참여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08년 기준 여성 공무원 비율은 40.8%로 전년도(40.1%)보다 소폭 늘었고, 최근 당선된 지방의원 가운데 여성 의원 비율은 23%로 2006년의 14.5%보다 크게 증가했다.
반면, 증가추세에 있던 여성 고시합격자 비율은 전년도보다 모두 소폭 하락했다. 2008년에 여성합격자 비율이 외무고시 65.7%, 행정고시가 51.2%, 사법시험이 38%였지만 지난해에는 외무고시 48.8%, 행정고시 46.7%, 사법시험 35.6%로 모두 전년도에 비해 낮았다.
또한 지난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2%로 2004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50% 아래로 떨어졌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3.1%로 나타나 남녀 간에 23.9%포인트가 차이가 났다.
연령별로는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9%로 가장 높았고, 45~49세가 65.4%, 50~54세가 60.9%로 뒤를 이었다. 30~34세는 육아에 집중하는 여성이 많아 경제활동참가율이 51.9%로 낮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