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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7일 건강상의 문제로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차기 `전경련호'를 이끌어갈 인물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조 회장의 사퇴 절차가 마무리되면 전경련 회장단과 주요 회원사가 후보를 추천하고 원로자문단의 의견을 받아 회장단이 임시총회에서 추대하게 된다.
조 회장은 2007년 3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물려받아 임기 2년의 전경련 수장 자리에 오른 뒤 2009년 한차례 연임돼 내년 2월까지 임기를 남겨둔 상태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예년만 못한 전경련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재계에서 비중이 큰 인사가 역할을 할 때가 됐다"는 여론이 있다.
비중이 크다면 통상 삼성과 현대기아차, SK, LG의 4대 그룹이 손꼽힌다. 4대 그룹 총수들 가운데 연륜이나 건강, 본인의 열정 등을 감안할 때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다.
그는 특히 현 회장단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아 마땅한 회장 후보가 없으면 최연장자가 회장직을 승계하는 전경련의 전통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계 수장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빅4' 출신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것은 손길승 SK 명예회장이 2003년 2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한 것이 마지막이다.
앞서 삼성의 이병철 초대회장(1961.8∼1962.9)을 거쳐 현대 정주영 회장(1977.4~1987.2), LG 구자경 회장(1987.2~1989.2), SK 최종현 회장(2003.2∼2003.10)이 전경련을 이끌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1998년 9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전경련 회장을 했었다.
재계의 비중 있는 인사에 대한 열망은 지난 5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08년 4월 퇴진 선언 이후 23개월인 지난 3월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해 왕성한 활동을 벌이자 지난 2007년 1월 이후 처음으로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결국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선친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창설을 주도한 전경련에 큰 애정을 갖고 있으나 본인의 건강과 삼성에 쏠린 국민적 시선 등을 의식해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쳐 왔다.
조 회장의 사퇴 이후에도 이런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소한 향후 몇 개월간은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전경련 회장을 맡을 여유도 없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단에서 합의해 선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뭐라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 후보로 늘 거론돼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은 일단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정 회장의 한 측근은 "벌여놓은 사업을 키우고 관리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대외 활동은 언감생심"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대외활동에는 전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재계를 대표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회장이 되길 바란다"고 정 회장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른바 `재계 서열'상 비중이 큰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데 비해 리더십이나 스타일에서 인기가 많은 총수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신용과 의리'의 철학은 재계에서 본받을만한 경영 방식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최근 글로벌화를 선언하면서 해외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점도 `후보감'으로 들어맞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 회장의 경우 '보복폭행' 사건 등에서 나타났듯 돌출 행동이 잦았던 점이 결정적 걸림돌이다.
이밖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현재 1년 앞둔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하고 있어서 대부분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두산그룹 박용현 회장이나 GS그룹 허창수 회장, STX그룹 강덕수 회장도 전경련 회장직에 나설 만한 형편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0대인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 등도 연륜을 중시하는 재계 풍토를 감안할 때 사정은 비슷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우 명목상 회장단의 일원이기는 하지만 전경련 활동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차기 회장은 관례적으로 현 회장단에서 나오게 돼 있지만 이들 대상 후보군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모두 고사를 한다면 인선 과정에서 `인물난'에 부닥칠 수도 있다.
추대 후보가 없다면 관행적으로 이어온 `연장자 전통'에 따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회장단에서 정 회장이 1938년생으로 나이가 가장 많은 `맏형'이다. 이준용 대림 회장과 동갑이지만 정 회장이 생일이 빠르다.
경방그룹 김각중 회장은 1999년 추대 후보가 없어 연장자 전통에 따라 회장을 맡았다.
과거에는 관료 등 외부인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재계의 발언권이 강해진 지금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가 본격 회복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인 안정을 기반으로 기업의 경영 환경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장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해외 진출을 통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노사관계 선진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산적한 문제를 조속하고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