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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에 부산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지주회사들과 보험회사, 증권사 등의 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7개 저축은행이 누구의 품에 안길지 주목된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대전.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도민 등 7개 저축은행이 모두 적기 시정조치를 받았다. 적기 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은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거쳐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는 경영정상화 기간 내에 자체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매각 절차를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예보는 우선 7개 저축은행에 관리인을 파견하고 회계법인을 선정해 실사를 거쳐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보는 7개 저축은행에 대해 5월 중 입찰공고 후 예비 입찰과 인수자 재산실사 등을 거쳐 6월 중에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 매각은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를 떠안는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7개 저축은행에 대한 세부적인 매각 방안이나 입찰 참여 자격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예보 관계자는 "실사를 해봐야 각 저축은행의 상태를 알 수 있다"며 "입찰 자격에 제한을 둘지, 7개 저축은행을 어떤 식으로 매각할지 등에 대해서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량한 금융자본에 파는 게 맞다"며 "인수 자격을 금융지주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게 보수적으로 제한하지 않되 최종적으로 7개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에 넘어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계열 5개 저축은행의 경우 그룹 전체를 파는 방안은 대형화 우려가 있어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4번째 입찰이 진행되고 있는 예쓰저축은행(군산.제주) 및 두 차례 공개경쟁 입찰에 실패한 예나래저축은행(전주 등 전북)과 7개 저축은행을 짝짓기 해 묶어 파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예쓰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은 지방에 있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7개 저축은행 중에서 서로 다른 지역 소재 저축은행들을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일부 지주회사들은 자산 2조~3조원 규모를 갖추도록 저축은행 1~2곳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옛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은 추가로 1~2개 저축은행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도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은행이 주력자회사인 BS금융지주도 부산저축은행 등의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7개 저축은행을 검토해보지는 않았다"며 "매물로 나오면 7곳에 대해 점검해보고 인수할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7개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검토하겠다"며 "다만 아직 정해진 게 없어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도 다소 여력은 없지만 7개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를 위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며 "7개 저축은행을 일단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기본 책임을 전제로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지주 자회사인 캐피털사와 보험사들도 조심스럽지만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 계열 2금융권 금융회사들은 삼화저축은행 인수전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추가 매물이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당국에 타진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