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국내 체류..'셔틀경영' 끝?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4개월째 국내에 체류하면서 오랜 전통이던 '셔틀경영'이 종지부를 찍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30여년 동안 홀수달은 한국, 짝수달은 일본에서 머무는 이른바 '셔틀경영'을 펼쳐온 신 회장은 지난 3월 초 귀국한 이후 4개월째 국내에 머물고 있다.

    신 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마련된 집무실 겸 숙소에 머물면서 3개월 넘게 거의 매일같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주요 경영현안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고 롯데 측은 전했다.

    롯데 관계자는 "총괄회장께서 3월 초 귀국한 이후 4개월째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7월까지는 국내에 머무실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에 어떻게 하실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는 올해 89세의 고령인 신 회장이 3.11 대지진 이후 크고작은 여진과 방사능 공포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주위에서 그의 일본행을 만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국내에 머무는 동안 그의 숙원이던 잠실의 123층짜리 '롯데수퍼타워' 건설 진척상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종종 롯데호텔에서 가까운 청계천변을 산책하기도 하면서 건강과 경영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혹 신세계 등 경쟁업체 매장을 찾아 롯데가 벤치마킹하거나 개선할 만한 부분을 자사 CEO들에게 지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회장의 국내 체류가 길어지면서 3개월 넘게 계열사 업무보고가 이어지자 주요 계열사 CEO와 임원들은 극도의 긴장상태에서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계열사 임원은 "총괄회장님이 워낙 꼼꼼하고 깐깐하신 분이라 한 번 보고하러 들어갔다 나오면 체중이 1㎏은 빠지는 느낌"이라며 "전에는 한 달이면 끝나던 업무보고가 3개월 넘게 계속되다보니 그룹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