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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우기가 시작되자 4대강 현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장마철이야말로 4대강사업을 심판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기사가 거의 매일 나왔다.
그 많은 보도 가운데 일부 맞는 것도 있다. 하지만 전혀 사실과 다른 것을 보도한 경우도 있다.
본지에서는 언론에서 문제가 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과연 무엇이 문제이며 또 어떻게 그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있는지를 둘러봤다.
우기 대비 4대강 현장에 대한 보도는 지난 6월 거의 매일 인터넷을 장식했다.
한 신문은 지난 5월 내린 폭우에 일부 현장 임시 물막이 등이 피해를 입은 것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이런 ‘피해’들을 근거로 지금이라도 4대강사업을 중단하자는 비현실적인 주장마저 여과없이 나오고 있다.
- 지류지천 침식 우려에 대비, 철저한 사전점검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역행침식’으로 잘못 알려진 지류지천의 침식 우려다. 이는 본류의 수위가 낮아져 지천 유속이 빨라져 하천이 걷잡을 수 없이 깎여 나간다는 추정에 근거한다. 그러면서 반대측에선 정부에서 대비도 안한다고 지적했다.
과연 대비도 없이 속수무책일까? 지난 6월 18일 여주군 여주읍 천송리와 북내면 가정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금당천을 찾았다.
한강 6공구 강천보에서 멀지 않은 하류다. 4대강추진본부 실무직원과 서울지방국토청 직원, 수자원공사, 시공사 관계자등이 금당천과 본류가 만나는 합류부에서 지도를 들고 바삐 움직였다. 제법 깊어 푸른빛이 뿜는 금당천에서 본류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의 바위골을 내려가는 물소리가 유독 맑게 들렸다. 경사가 있음에도 도랑도 거의 생기지 않았다.
바닥을 자세히 보니 자갈과 모래 속에 케이블매트릭스가 수십 미터의 폭으로 지천 넓이만큼 깔려있었다.
케이블 매트릭스는 특수섬유로 만든 그물주머니에 2.5톤이나 나가는 돌을 담은 것이다. 한쪽에선 두 대의 포클레인이 보강해야 할 제방으로 돌주머니를 들어 옮기고 있었다.
“바닥이 완료됐으니 측면 제방 급한 경사도 낮추고 호안공사를 추가로 하는 게 좋겠다.” 현장을 찾은 4대강추진본보 김철문 사업지원국장과 박성순 수자원공사 강천보사업단장이 현장에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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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매트릭스로 기초 보강
이어 인근 간매천으로 자리를 옮겼다. 간매천은 강천보 바로 아래로 유입되는 지천으로 폭이 20~30m정도로 좁은 지천이다. 지천에서 본류로 흘러드는 경계부위엔 모래 한가운데로 자연스런 물길이 나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침식됐다고 오해할 만했다.
지천과 본류합류부에 폭 40m 정도는 바닥이 전혀 패이지도 않았다. 5월말 보강한 케이블 매트릭스로 기초를 쌓고 자갈과 모래로 표면을 덮어 모양도 자연하천처럼 보였다.
접합부 바로 위 지천 상류 쪽은 자연 제방모습이었다.
“케이블매트릭스 보강으로 합류부는 안전하지만 상류쪽은 하천 벽이 쓸릴 우려가 있다. 추가예산이 들더라도 보강해야겠다.”
서울지방 국토청 관계자의 제안이 나왔다.
이어 “벽의 경사가 급하니 돌망을 쳐 보호하는 것보다 벽을 깎아내 경사를 완만하게 하고 나중에 보강하는 게 더 낫다”는, 이 구간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이영태 소장의 의견도 이어졌다.
토론 끝에 제방 경사 조정 작업부터 추가하기로 했다.- 과할 만큼 철저하게 안전 또 안전
이어 이동한 곳은 여주군 대신면과 가산리 사이를 흐르는 후포천. 이미 합류부 하천 바닥은 길이 70m 가량 견고한 돌바닥으로 시공돼 있었다. 급류가 몰아쳐도 바닥은 견딜 듯보였다. 제방도 자연석으로 보호돼 있었다.
하지만 4대강추진본부와 서울지방국토청 관계자들은 합류부에 이르기 전 상류쪽 제방의 돌망 경계면과 하천바닥 경계면을 주시했다. 경계면에서 침식이 일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보강구간이 시작되는 곳 벽을 좀더 긁어내고 자연석 호안을 확대하는 게 낫지 않겠나?”
4대강추진본부 김철문 국장의 제안에 류공수 서울지방국토청 남한강사업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이곳도 상류 쪽으로 돌을 더 보강하기로 했다.
3공구 현장실무자가 “침식은 자연 현상인데 다소 대비가 과해 보이는 면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침식우려로 국민 걱정이 높아가니 우선 안전을 택하는 쪽이 낫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천침식은 자연현상, 범람은 막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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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는 이곳 말고 섬강, 연양천 등 6곳의 주요 지류하천이 본류로 흘러든다. 유속도 다르고 폭도 다르다.
이미 6월 말까지 케이블매트릭스와 호안블럭으로 보강공사를 마쳤다. 호안(護岸)블럭이란 물과 흙이 만나는 경계가 물살에 깎이지 않도록 흙에 덧씌우는 블럭으로, 자연석과 콘크리트 등 강한 재질을 이용한다.이영태 6공구 현장소장은 “하천엔 물의 흐름으로 바닥에 전달되는 소류력이라는 힘이 작용한다. 이 힘이 어느 정도를 넘어가면 퇴적된 토사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며 “이런 힘 때문에 하천엔 토사가 쓸리기도 하고 쌓이기도 하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으니 보강공사는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론과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 ‘역행침식’ 우려는 용어도 잘못됐고, 피해도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 박사는 단언했다.
“역행침식이라고 하는데 원래 그런 용어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두부침식’이다. 두 개의 하천이 만나는 곳의 한쪽의 바닥이 낮아지면, 높은 쪽의 침식기준면은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다. 자연스럽게 침식되다가 어느 정도 균형이 맞으면 멈추는 것으로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4대강추진본부 이성해 정책총괄팀장은 “그동안 지천의 피해는 지천 물이 안 빠져 역류하는 침수 피해였다. 본류의 수위가 낮아져 지천 물살이 빨라져 침식된다고 하는데, 침식이 된다 하더라도 그건 하천이 하천의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침식될지언정 인간에게 미치는 범람피해를 막아준다면 하천이 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22일부터 27일까지 한강의 여주·이천지역에는 100mm 넘게 비가 내렸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이포보는 이미 수문설치가 완료돼 이번 비에 피해가 없었고 강천보 역시 임시물막이가 물에 잠기는 정도였다. 특히 작년 집중호우 때 지류 중심으로 나타났던 두부침식 현상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남한강살리기팀 추정호 계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장마가 오기 전 지류와 본류가 만나는 합류지점에 하상유지공 설치 등을 설치한 것이 효과를 봤다. 일부 합류부에 하상유지공 설치를 못한 부분도 7월까지는 완료될 것이다.”다만 이번에 예상치 못했던 태풍과 장마전선으로 인해 당초 6월말로 예정됐던 강천보 완공은 7월로 연기됐다.
- 단수 소동 해평취수장에 수중펌프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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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도 주요 지천과 본류 합류부는 한강과 마찬가지로 케이블 매트릭스 보강공사가 마무리됐다.
낙동강은 지난 5월 집중호우 때 상주보, 함안보 등 일부 보 공사장과 임시 도로의 유실을 막기 위해 박은 시트파일이 휘어 피해를 입기도 했다. 구미보 인근 해평취수장과 구미취수장의 경우 수위를 높여주기 위해 설치한 이 시트파일이 휘어 토사가 쓸리며 수위가 내려가 잠시 취수가 중단되는 일도 겪었다. 이후, 구미시와 수자원공사에서는 수중펌프를 설치해 이중으로 양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물막이에 자연석과 자갈을 돋워 보강했다.
지류지천은 일부 침식이 되더라도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강안의 현장은 물에 잠기면 공기지연과 재산피해로 이어진다.
현재 중요한 하천공사는 16개 보의 나머지 절반을 막고 진행되고 있는 보 공사다. 이 공사현장은 그동안 임시 물막이를 하고 그 안에서 공사를 해왔다. 임시물막이는 홍수 때 무너지거나 물이 넘어 공사현장을 덮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임시물막이는 주요 보 공정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6월말 모두 철거됐다. 물에 잠겨도 할 수 있는 마무리 공정과 일부 소수력발전소 설비공사만 남아있을 뿐이다. 소수력발전소의 경우 항상 물에 잠겨 있는 수차 등은 주요 공정을 마쳐 홍수 때 물에 잠겨도 피해는 없다.
지난 호우 때 낙동강에는 노후된 왜관철교의 교각이 유실된 것과 상주보 하류 제방이 침식 피해를 입었다.
장마와 태풍 메아리로 제방 일부가 쓸려 내려간 상주 보 하류는 더 이상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주보 하류의 좌안 제방은 지난 6월 25일 수십 미터 가량이 급류에 깎여 부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피해를 입은 구간은 제방 침식을 막기 위한 호안(제방보호 시설)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폭우로 물이 둔치 위까지 차오르며 아랫쪽부터 침식돼 내려앉은 것으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판단하고 있다.
이 구간의 제방 너머엔 그동안 저지대 농경지로 상습침수구역이었으나, 4대강사업의 농경지 리모델링 공사로 이미 성토돼 침수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방과 농경지의 높이가 거의 비슷한 구간으로 붕괴와 범람우려는 없는 곳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피해를 입어 안타깝다. 그동안 제방 보호를 위한 준비공사를 하는 중이었으나 갑작스럽게 6월 태풍 폭우로 피해를 입게 됐다”며 “보와 가까운 곳엔 옹벽 같은 강한 시설로 보강 공사하도록 시공사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역 지역지인 <매일신문>은 27일 빨라진 물살과 준설로 인해 금호1교도 붕괴될 우려가 있다가 보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금호1교 교각이 암반위에 설치됐기 때문에 붕괴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역시 지난해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문제없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가물막이 해체…만일의 사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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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공사를 총괄하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6월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우기에 대비해 가물막이를 해체해 물이 원활하게 흘러내려가도록 했다. 또 대형 모래주머니를 쌓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콘크리트로 만든 고정보는 과거 고수부지보다 2m가량 낮게 준설돼 홍수조절의 효과를 높였다.
영산강은 다른 강보다 퇴적과 오염이 심했던 강이었다. 따라서 큰비만 오면 단골 침수피해를 입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다. 영산강 준설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일부구간 유실…사업진행에는 무리없어
금강은 지난해 장마철에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곳이다. 이번 우기철을 맞아 강으로 빗물이 흘러드는 배수문 16곳의 담당자를 지정해 상황에 따라 개폐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직원과 주민별로 업무를 나누고 대피장소를 지정하는 등 각종 상황별 시나리오와 호우 단계별 수해 대비책을 마련해 놓았다.
금강보 현장은 지난해 8월 14일 내린 시간당 180㎜의 국지성 호우로 침수됐던 곳으로, 시공사 측은 수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물막이를 2단계로 쌓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2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대홍수를 예상해 둑을 만들면서 여유분으로 2m 더 높게 시공했고, 준설을 통해 평균 150~160m이던 강 폭이 400m 이상으로 넓어져, 수위도 평균 1m가량 낮아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400년 빈도의 수해가 와도 끄떡없는 둑을 구축한 것"이라고 자부한다.
이곳에서 준설한 모래는 금강변 공터 2곳에 대형 빌딩이 연상될 만큼의 높이로 높게 쌓여 있고, 비와 바람에 유실되지 않도록 비닐을 덮고 다시 그 위를 폐타이어와 밧줄로 고정하는 등 장마에 대비한 모습이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집중 호우와 태풍 '메아리'로 인해 피해를 입은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 구간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수위가 내려가는 대로 주요 시설물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점검 대상은 현재 공사 중인 보와 다리 등으로, 집주 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드러난 취약 부분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점검 결과에 따라 보강 작업이 실시된다.
특히 국토부는 턴키 사업 구간에 대해서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보강 시공 및 관리는 사업자가 책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