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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지만 4대강 사업현장에서 시설물 유실, 제방붕괴 등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남부지방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특히, 9일 하루 동안 대구의 강수량은 168㎜로 1998년 9월 3일 태풍 ‘야니’가 강타하면서 하루 동안 202.5㎜의 비가 쏟아진 이후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도와 경남도 지역은 8일 오전부터 10일 오전 9시까지 순천 411㎜, 광양 398.5㎜, 진주 378㎜, 고흥 310㎜, 산청 309.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한, 경북도 지역은 9일부터 10일 오후 3시 현재 청도군에 305.5㎜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고령 262㎜, 경산 228㎜, 영천 219.5㎜, 경주 169㎜, 포항 159㎜ 등 지역별로 100~300㎜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대구도 265.5㎜가 내렸다.
이번 장맛비로 인해 낙동강 수위는 10일 함안보 수위는 관리수위인 5m를 크게 넘은 9.95m를 기록했고, 합천군 덕곡면 합천보 역시 보 관리수위 10.5m를 넘어 14.28m까지 수위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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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장맛비가 중부지방으로 이동해 소강상태를 보이고 수위가 낮아지자 낙동강홍수통제소는 10일 오전 9시를 기해 발령한 홍수주의보를 오후 1시 20분을 기해 해제했다.
이번 폭우로 인해 남부지방에는 피해가 속출했다.
9일 낮 12시께 경북 청도군 청도읍 초현리 25번 국도 옆 야산에서 토사 15t이 국도를 덮쳐 1㎞ 구간의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또 고령군 비닐하우스 220개 동이 물에 잠긴 것을 비롯해 경북도내 농경지 223ha가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청도군 부야 2리 부곡지 둑 15m가 유실됐고 예천군 예천읍과 청도군 매전리 등의 주택 3채가 반파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지구 중 낙동강에서는 9일 오후 9시경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살리기사업 4공구 현장에서 21t급 모래 준설선이 급류에 휩쓸려 선장 강모(66)씨가 실종됐다.
강모씨는 강물이 불어나자 준설선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려다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 4대강 현장, 제방 붕괴 등 피해는 없어
이번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지만 4대강 사업지구의 시설물 유실 등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는 8~10일 사흘간 경남지역에 집중적으로 장맛비가 내렸지만 낙동강 살리기 사업구간인 17~18공구 함안보와 19~20공구 합천보 공사현장의 피해사항은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남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해 4대강 사업지구 내에선 함안보 가물막이 위쪽에 조립된 공도교용 부속자재(강교 박스)가 침수된 것을 빼고는 시설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가물막이 수위가 내려가면 자재점검 후 공도교 설치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17~18공구 본포지구와 초동지구·계성지구·길곡지구에 조성된 인공습지와 하중도 등 함안보 생태환경지구도 일부 잠겼다. 또한, 부산 북구 화명동 낙동강살리기 사업 4-5공구 화명강변공원도 물에 침수됐다.
이에 대해 경남본부는 “물에 잠긴 지구는 범람이 강의 범람을 감안해 조성된 곳”이라며 “심어진 나무가 고사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부지가 물에 잠긴 것을 제외하면 사업지구에서 제방을 넘어 물이 넘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함안보 한 현장관계자는 아직까지 비가 그치지 않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4대강 사업 준설로 수위가 2.5~3.5m 씩 낮아진 것이 이번 집중호우를 견디는 힘이 됐다”라며 “예년 같았으면 낙동강 사업지구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집중호우에도 재산적 피해 현저히 줄어
한편, 올해 집중호우에도 재산적 피해는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12일 동안 중부지방에 연강우량의 40%, 예년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500㎜가 내려 60억원의 재산피해와 2~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여름 집중호우 기간(7.13~29)에는 17일간 중부지방에 600㎜ 정도의 비가 내리고 1조8천억 원의 재산피해와 6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석준 기상청장은 지난 7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일기예보를 바탕으로 물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고, 산림녹화가 잘 되어 산림에서 물을 흡수하는 효과가 상당히 좋다”라며 “최근에는 하천이나 강이 정비되면서 물 빠지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라는 말로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