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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 기덕 쿵덕”
화개장터(경남 하동군)에 저녁마다 장구 소리, 꽹과리 소리가 흘러나온다. 화개장터의 명물 풍물소리다.
상인들로 구성된 ‘풍물동아리’가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개장터는 지난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사업 지원을 받아 풍물동아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전부터 상인들 몇몇이 하동군청에서 풍물을 배우고 있었는데, 문전성시 사업단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정식 동아리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20여명의 상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는 약 100여개의 점포가 있는데 이중 20% 정도가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문전성시 문화연구소 윤은아 AM은 “올해로 3년째 풍물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안에 만들어진 문화다방이라는 공간에서 매주 상인들이 모여 연습을 한다.
화개장터가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장날마다 비정기적인 공연이 열린다. 풍물패가 공연을 시작하면 관광객과 손님들이 몰려든다. 풍물 동아리에겐 매년 9월 ‘화개장터의 날’이 가장 큰 행사다.
행사일엔 상인들이 과감하게 장사를 제껴두고 참여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풍물동아리에서 활동중인 배경옥씨는 “장날 공연이 있으면 가게 문을 잠시 닫아놓고 무대에 올라간다. 회원들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봉사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3년간 꾸준히 활동한 덕에 시장에선 모르는 이들이 없다. 시장 상인들은 물론 단골손님들 사이에서도 ‘풍물동아리’가 유명해졌다. 풍물 동아리 공연을 보기위해 시간 맞춰 시장에 들르는 팬들도 생겨났다.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동아리 회원들도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
회원 배경옥씨는 “요즘도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연습을 한다. 굿거리장단, 세마치장단, 자진모리장단 등 기본 장단을 익히고, 여기에 맞춰 민요를 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랑이나 도라지 타령 등 연주곡도 다양하다.
3년 동안 동아리가 운영되면서 실력도 눈에 띄게 늘고, 시장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오랫동안 상인들이 모여서 연습을 하니 단합도 잘되고 화목해졌다”며 “상인들이 장사할 때 서로 돕고 행사 날에도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단골과 관광객도 많아졌다. 시장에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방문객들이 1천명을 웃돈다. 배 씨는 “풍물동아리 역시 책임을 갖고 공연을 준비한다. ‘아리랑’과 같은 국민 민요를 하면 관객들이 따라 부른다.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고, 박수도 쳐준다. 분위기가 좋아지면 우리가 더 흥이 나서 연주를 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