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대형마트 ‘더불어 장사하자’ 합의협회 발족키로... 상권별 구체적 합의 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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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의무휴업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자영업자들과 대형마트측이 마침내 상생을 위한 대타협에 합의했다.

    지난 달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대형마트·SSM 측은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출점을 자제하고 최소한 월 2회 자율 휴무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11월15일까지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발족시켜 이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같은 상생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휴업일은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지정키로 했으며 향후 외국계인 코스트코와 농협의 하나로마트도 논의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대형마트·SSM 측으로 이승한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홈플러스 회장)·최병렬 이마트 사장·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등이, 영세상인을 대표하는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 회장·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단 상생의 첫 걸음은 시작됐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일단 양측이 ‘상생’에 합의는 했지만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잘못됐다면서 소송까지 벌이며 의무휴업을 회피하는 대형마트들이 내세우는 ‘상생’에 과연 진정성이 담겼을지 의문이다.”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진짜 상생을 원한다면 마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망원시장 조태섭 상인회장

    “의원들이 발의한 내용을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단계까지 가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홍지광 마포구시장상인연합회장

    한 전통시장 상인은 “그동안 대형마트가 말 바꾼 게 어디 한두 번이었느냐”고 비판하면서 “협의 내용에 도장 찍고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전에는 ‘상생’이 아니라 ‘상생 할아버지’가 와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의 상생 의지에 대해 지역 상인들이 의구심을 품게 된 데에는 오랫동안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아보았지만, 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23일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경실련 등이 참여하는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는 지식경제부와 대형마트협회가 전날 체결한 상생협약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형마트가 자발적으로 매주 한 번씩 쉬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등을 취하하지 않는다면, 이번 합의는 규제를 더욱 강화한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신규철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

    “현재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중소상인 적합업종보호와 관련한 특별법 및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온갖 예외조항을 이용해 편법으로 출점하고 있는 대형마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강화된 규제법안들의 조속한 입법 추진이 중요하다.”
     -중소상인단체측

    고희정 기자 meg@newdaily.co.kr
    진보라 기자 wlsqhfk718@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