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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합정점 오픈을 두고 망원·월드컵 시장 상인들과 홈플러스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상인들은 지난해 8월부터 생업을 뒤로한 채 합정점 예정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 측에 4가지 사안을 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개점 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 철수
▲1차 식품 등 전통시장 주력 품목 판매 제한
▲밤 10시~오전 10시 사이 영업 제한
▲매달 4회 휴업“망원역에 위치한 익스프레스가 합정점과 상권이 겹치는 만큼 개점과 동시에 철수해야 한다.
전통시장 및 주변상권에 피해가 큰 품목들은 판매해서는 안된다.
영업시간에도 제한을 둬야한다”
- 망원시장상인회 김진철 재무이사 -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한누리창업연구소가 조사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예정지역 현장 실태조사 및 상권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망원시장을 비롯한 인근 5개 전통시장(망원, 월드컵, 합정, 영진, 서교) 내 점포 30% 매출하락과 함께 반경 1km 이내 슈퍼 등 소매업 점포 역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합정점 입점시 전통시장 5군데 198개 점포의 매출이 당장 30% 가량 떨어지고 반경 1km 내 상점도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500m 이내 142개 소매업 중 슈퍼나 편의점 등 가공식품과 농수산 식품을 판매하는 69개 점포는 30% 이상의 매출하락이 예상된다.
합정점은 2호선, 6호선 환승역으로 연결되며 월드컵로와도 접해있어 차량진출입이 쉬운 지역이다.
한강 건너 양평동, 당산동 주민까지도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합정점이 입정하면 월드컵점, 익스프레스 망원점과 함께 망원·월드컵 시장인근 2.3km 내 3개의 홈플러스가 들어서게 된다.
지난 2003년 5월 홈플러스 월드컵점(구. 이마트 상암월드컵점)이 개점하자 망원시장, 월드컵시장 등 인근 상인들은 20~30%의 매출하락을 겪은 바 있다.
2007년 3월 망원역 앞 도로변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했을 때도 인근 3개의 슈퍼가 폐업하고 생필품, 동네슈퍼, 정육점 점포들은 1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홈플러스는 입점을 반대하는 상인들의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은 채 공식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먼저 개점한 후 협의를 하려고 했으나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에서 먼저 협의하라고 권고해 따르고 있다.
이미 건물이 완공됐으나 입점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주변 상권에 피해를 준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메세나폴리스 건물에 입주한 상인들은 합정점의 개점일이 미뤄지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 골목상권의 일부분은 입점을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 홈플러스 관계자 -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중기청이 협상안 타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중기청은 양측이 2가지를 수용할 것을 권고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 철수
▲ 기존 상인들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품목 중 당사자 간 합의를 거친 일부품목 제한“상인측에서 홈플러스에 1/2 규모로 업장을 줄이고 1차 식품을 취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홈플러스는 기존 사업안대로 개점하려고 하고 있다.
“홈플러스측에서는 익스프레스 망원점의 계약기간이 3년 남았기 때문에 이후 철수여부를 검토하고 품목제한에 대해서도 협의하겠다고 했다.
양측의 의견을 수렴해 중재안을 제시했다.”망원시장에서는 두 가지 안을 모두 수용하고 영업시간 및 일수 제한을 요구했다. 세부적인 협상이 남았지만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중기청 사업조정팀 정원탁 팀장(홈플러스 협의 담당) -
하지만 홈플러스의 공식입장은 중기청의 설명과 달랐다.
“익스프레스 망원점 철수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 상인들의 요구는 강도가 너무 높아 ‘장사를 하지말라’ 식에 가깝다. 협의안을 검토 중이라는 말 이외에는 답변할 수 없다”
- 홈플러스 관계자
홈플러스는 지난 1월17일부터 상인측의 합의요구에도 아랑곳없이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일할 인력을 모집하는 등 개점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