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연대 의원회관서 토론회 개최전문가 "영유아 상대로 한 연구 거의없어" 제조업체 "검증된 학술자료·임상실험 결과 있다"식약처 "효율적 관리방안 마련 할것"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젖소의 '초유' 성분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 여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아이들의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그 근거가 부족하고 안전성 보증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기업 측은 OECD 및 FDA 기준 안전성 실험 결과 문제없고 효능도 입증 됐다는 입장이다.  

15일 녹색소비자연대는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초유성분, 분유에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명섭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일산백병원 황종희 교수, 허혜연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이 발제를, 한영신 삼성의료원 교수, 김혜경 가톨릭대학교 교수, 박승용 (사)한국유가공기술과학회장, 김소영 엠이코노미 편집국장, 손성환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초유는 일반적으로 송아지를 낳은지 7일 이내의 건강한 암소로부터 짜낸 우유를 말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반 우유보다 건강증진 효과가 더 크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시중에는 성인용 건강기능식품과 초유분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미 초유성분은 국내 대표 분유 기업들이 모두 분유에 사용, 대중화돼 있으나 그 성분이 분유에 사용되는 것이 안전한가와 그 효능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일산백병원 황종희 교수에 따르면 초유는 위장관계를 보호하고 성장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에 대한 효과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초유가 동물이나 인간의 질병에 대해 치료나 예방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그 대상이 운동하는 성인 위주"라며 "영유아를 상대로 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초유에 함유된 단백질 자체가 면역원으로 작용하면 민감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초유 농축제품의 유당이 위장관 질환 유발 및 통증 감각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 역시 '초유가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됐다.

또한 황 교수는 "신생아나 소아영양학 범위 안에서 신생아나 영유아에서 초유 성분이 들어간 분유의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인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고 전했다. 젖소 초유 농축물의 형태로 가공된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는 뉴질랜드나 유럽에서도 역시 임상적인 적응증에 대한 명백한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반면 분유 제조 기업 측은 '안전성에 대한 문제없음'이라는 주장이다. 조제분유에 사용되는 초유는 그 자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유에 가까운 영양설계를 위해 초유에서 기능 성분을 별도로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라 초유의 안전성과는 별개로 다뤄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OECD 및 FDA 기준의 안전성 실험에서 생수 3~6개월의 영유아에게 초유성분을 강화한 조제분유를 섭취하게 한 결과 아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학술자료에 따르면 초유는 효능면에서도 모든 포유동물에서 동일하게 면역 기능을 수행한다고 했다. 임상실험 결과에서도 영유아의 감염정도를 낮추는 등 면역력 증가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녹색소비자연대 허혜연 국장은 "시판중인 초유함유 분유 제품의 안전성이 아직 보장돼 있지 않으므로 영유아를 위한 분유 제품의 사용에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단순히 위생, 안전 수준을 넘어 제품 전반에 대한 검증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며 기능성 조제분유의 개념을 정립해 검증된 기능성 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기준과 손성완 과장은 "조제분유는 영아의 유일한 식품이기 때문에 초유성분 등을 비롯한 새로운 원료를 조제분유에 첨가할 경우 국가차원의 평가절차 등 엄격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면서 "식약처가 조제유류의 영양, 안전성, 유용성 및 품질관리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분유 제품은 생존에 필수적인 '모유대용식품'이지 '건강기능성식품이나 기호식품'이 아니라는 인식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